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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송하윤 "'쌈마이' 라이벌 표예진 밉지 않았다, 오히려 주눅들어"

백지은 기자

입력 2017-07-2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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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하윤 "'쌈마이' 라이벌 표예진 밉지 않았다, 오히려 주눅들어"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월화극 '쌈 마이웨이'는 한마디로 '청춘찬가'였다.



작품은 격투기 선수, 아나운서, 현모양처, 능력있는 가장을 꿈꾸는 고동만(박서준) 최애라(김지원) 백설희(송하윤) 김주만(안재홍)이 꿈과 사랑을 찾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이 시대 상처받은 영혼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했다. 하지만 어디에나 '미친자 질량보존의 법칙'은 존재하는 법이다. '쌈 마이웨이' 역시 악역은 등장했다. 바로 장예진(표예진)이다. 장예진은 타고난 금수저로 김주만과 백설희가 사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김주만에게 대시한다. 백설희는 눈물로 멈춰달라고 애원했지만, 장예진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결국 장예진의 등장으로 김주만과 백설희 사이에는 균열이 생겼고 그 틈이 벌어져 이별을 맞게 됐다. 6년이나 사귄 남자를 빼앗으려 하는 장예진의 존재는 송하윤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까.

"예진이가 미웠던 적은 없었다. 다만 심장이 너무 빨리 뛰었던 적은 있었다. 리딩하고 같이 만났을 땐 아무렇지 않았는데 둘이 사무실에서 족발 먹고 있는 신을 찍는데 심장이 너무 빨리 뛰었다. 뒷모습을 보는데 손이 벌벌 떨리고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이런 감정이 생기는구나 하는 걸 처음 느꼈다. 그 다음에는 12부에서 소매로 눈물 닦아주는 걸 내가 보는 신을 찍을 때 정말 많이 울었다. 화면에는 덤덤하게 쳐다보는 걸로 나왔는데 그때 처음 눈물이 터졌던 것 같다. 대본을 보고 각오는 했지만 멍 해지고 처음으로 눈물이 터져서 주체가 안되더라. 예진이가 예뻐서 얄밉진 않았다. 성격도 좋고 밝고 예쁘다. 그래서 예진이랑 만나서 사실 겁났다고 대사하는 게 있었는데 심장이 정말 두근두근했다. 이상하게 연기하면서도 계속 인정하게 되고 자꾸 주눅들더라. 상황에 맞게 잘 주눅든 것 같다."

어쨌든 결말은 해피엔딩이었다. 꼴통 판타스틱 포는 자신의 꿈과 사랑을 모두 이뤘다. 고동만-최애라 커플은 결혼에 골인했고 백설희-김주만 커플도 재회했다. 이 결말을 두고는 호불호가 갈렸다. 예쁘고 행복한 엔딩에 박수를 보냈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로 호평을 받았던 '쌈 마이웨이'의 결말이라고 하기엔 어쩐지 급 마무리된 느낌이 강했다는 의견도 많았다. 송하윤은 이 결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나는 둘 다 마음에 든다. 설희가 예쁘게 변신을 하는 것도 좋고 홀로 우뚝 섰다는 결말도 다 좋다. 개인적으로는 주만이에 대한 생각은 안해봤다. 설희 입장에서는 주만이랑 헤어지기 않기를 원했던 것 같다. 나는 그냥 열심히 설희로 살았다. 설희로 살아서 너무 행복했던 기억밖에 없다. 아플 때도 행복해서 아쉽거나 부족한 건 크게 못 느꼈던 것 같다."

이번 작품은 송하윤에게는 아주 특별한 추억이 될 전망이다. '인생 캐릭터'라는 호평을 얻을 정도로 인상 깊은 현실 연기를 펼치기도 했고, 작품에 출연하며 배우 개인적으로도 특별한 경험을 했다.

"다른 작품을 할 때는 촬영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이 항상 공허하고 외로워서 힘들었다. 그런데 설희를 연기할 때는 외로움이 없었다. 오히려 애정이 넘쳐서 빨리 현장에서 주만이를 챙겨줘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설희와 분리된 적이 없어서 그런지 32세 송하윤의 시간 중 하나인 것 같다. 설희의 인생들이 내 시간인 것처럼 누군가에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이 꽉 잡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행복했다. 자다가도 일어나 대사를 할 정도였다. 청춘은 우리 생각보다 굉장히 행복한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어떤 일로 고민하고 스트레스 받을 때도 조금 떨어져 제3자 입장에서 보면 '괜찮아. 생각보다 잘 살고 있어'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우리 드라마가 딱 그런 느낌이었다. 드라마가 잘 되고 사랑받고 캐릭터를 이렇게 받아들이고 연기했던 적이 처음이라 벙벙하다. 다음 작품에 임할 때도 조금 다른 생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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