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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어느날' 김남길X천우희, '눈물 장인'들의 감성대잔치 (종합)

조지영 기자

입력 2017-03-30 16:43

수정 2017-03-3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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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날' 김남길X천우희, '눈물 장인'들의 감성대잔치 (종합)
영화 '어느날'의 언론시사회가 30일 왕십리 CGV에서 열렸다. 김남길과 천우희가 질문을 들으며 미소를 짓고 있다. '어느날'은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 강수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되어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여자 미소가 서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왕십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 2017.03.30/.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꽃피는 춘삼월, 심장을 뜨겁게 울리는 김남길, 그리고 천우희가 '명품 연기'를 들고 관객을 찾았다.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 이강수(김남길)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되어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여자 단미소(천우희)가 서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감성 판타지 영화 '어느날'(이윤기 감독, 인벤트스톤 제작).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열린 '어느날'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선을 보였다.

시사회에는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진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보험회사 과장 이강수 역을 맡은 김남길과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은 후 영혼이 돼 깨어난 단미소를 연기한 천우희, 그리고 이윤기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인물의 심리를 섬세한 시선으로 그려내 관객의 감정을 건드리는 '감성 연출'의 대가 이윤기 감독의 신작 '어느날'. 그의 첫 판타지 감성 드라마로 눈길을 끈다. 여기에 영화 '판도라'(16, 박정우 감독) '무뢰한'(15, 오승욱 감독) '해적: 바다로 간 산적'(14, 이석훈 감독)과 MBC 드라마 '선덕여왕', SBS 드라마 '나쁜남자'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며 짙은 카리스마와 묵직한 연기력을 입증받은 김남길과 영화 '곡성'(16, 나홍진 감독) '해어화'(16, 박흥식 감독) '뷰티 인사이드'(15, 백종열 감독) '한공주'(14, 이수진 감독) 등 진폭있는 감정선과 폭넓은 표현력을 과시, 매 작품 탁월한 연기력을 드러낸 실력파 여배우로 입지를 굳힌 천우희가 만나 색다른 케미와 완벽한 연기 호흡을 선사했다.

이날 김남길은 "처음 제안을 받고 너무 어려워 고사를 하기도 했다. 어른 동화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고 판타지라는 장치를 어떻게 활용할지 막막함도 있었다. '해적'에서 보여준 CG 부분은 판타지이긴 하지만 구현하는데 궁금증이 있지 않나? 하지만 '어느날'은 감성적인 판타지가 어떻게 구현될지 고민돼 고사했다. 그리고 다시 제안을 받았을 때 예전에는 느끼지 못한 감정들을 느끼게 됐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때 느낌이 생소해서 관객에게도 전달하고 싶었다. 이윤기 감독에 대한 팬이기도 했지만 이번 작품은 이윤기 감독 같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풀지 궁금하기도 했다. 천우희와도 같이 할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작품을 하면서 고충이란 것은 어떤 작품마다 다 있는 것 같다.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것에 대해 늘 고민하는 것 같고 또 상상하며 혼자 연기하는 것도 고민이었던 것 같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김남길에 이어 천우희 역시 "김남길 오빠처럼 처음에 고사한 작품이다. 맡은 역할에 대한 어색함이 있었다. 지금까지 봐왔던 캐릭터 같았다. 청순, 가련하면서 아련했다. 대사 톤도 문어체였다. 그래서 더 낯설게 다가왔던 것 같다.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가 어둡고 진지한 역할만 해서 이번 역할을 맡았을 때 관객이 이질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란 걱정이 있었다. 또한 시각 장애인이라는 모습과 1인 2역을 도전하는 것에 있어서 어려움은 있었다. 체력적으로 어렵다거나 연기하기나 힘들었다는 부분은 없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천우희는 관객을 울리는 배우로 정평이 난 것에 대해 "아주 아픔이 없는, 순수하고 밝음만 있는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내면의 갈등이라든지 복잡미묘한 것에 늘 개인적인 미션이 주어지는 것 같다. 매번 내면의 아픔이 깔린 역할이었는데 왜 이런 캐릭터에 자꾸 마음이 가는지 모르겠다"며 "물론 어두운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이 없는 건 아니다. 다른 분들이 볼 때 안타깝게 여기기도 하고 '그만 좀 울려라'는 이야기도 듣는다. 그런 지점이 걱정된다"며 "이 역할을 맡음으로써 전작들에 대해서 이질감이 들어 거부감이 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밝은 캐릭터, 멜로나 B급 코미디도 너무 하고 싶었지만 지금 당장 한다면 다른 분들이 거부감이 들 수 있을 것 같다. 항상 도전하고 싶지만 때가 될 때 해야 할 것 같다. 이번 캐릭터는 개인적으로 만족한다"고 웃었다.

또한 천우희는 "'곡성'에 이어 '어느날'까지 자꾸 영적인 존재를 연기하는 것 같다. 현실에 닿아있지만 또 닿아있지 않은 캐릭터를 맡게 됐다. 판타지 여자주인공의 이미지를 깨고 싶었다. 물론 내게 좋을 수 있지만 내가 미소를 연기한다면 나다운 모습이길 원했다. 조금 더 친근한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처음에는 이윤기 감독이 당황하기도 하더라. 기존의 캐릭터를 벗어나고 싶었다. 내가 봐도 인생 연기를 한 것 같은 느낌을 들었다. 감정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몰입이 됐던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이 어떻게 찍혔을지 너무 궁금해 모니터를 했다. 그런데 막상 보니 내 발만 나오더라. 처음으로 촬영하다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천우희는 시각장애인이라는 설정을 연기한 것에 대해 "시각장애인이라는 설정만으로 걱정이 컸다. 나를 도와주는 선생님이 있었는데 그분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개인적으로 느꼈던 부분은 내가 얼마나 많은 선입견과 고정관념이 있는 사람인지 알게 됐다. 의외로 너무 많이 갇혀있는 사람이었다. 걸음걸이라든지 움직임, 시선 등을 연구했지만 생각 자체를 장애가 있어서 못할 것이다고 여기게 됐다. 다시 반성하게 됐다. 사람들이 보기에 '흉내만 냈어'라는 평은 받고 싶지 않아 열심히 노력했다. 연구한 대로 연기해도 나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반응이 나오더라. 제어가 쉽지 않다는걸 느꼈다"고 진심을 전했다.

한편 '어느날'은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되어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여자가 서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김남길, 천우희, 임화영이 가세했고 '남과 여'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멋진 하루'의 이윤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4월 5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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