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피렌체 한국영화제가 23일 피렌체 두오모(대성당) 인근에 위치한 라 콤파냐 극장에서 한국과 이탈리아 영화제 관계자, 토스카나 시와 피렌체 시 관계자, 이탈리아 관객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했다.
이탈리아의 문화단체 '태극기·토스카나 코리아문화협회'(회장 리카르도 젤리·부회장 장은영) 주최로 2003년 시작된 피렌체 영화제는 피렌체는 물론 이탈리아 전역에 한국 영화와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해온 행사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아 해외에서 열리는 한국 영화제로는 가장 역사가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주시가 후원하는 역동적인 비보이의 공연으로 흥겹게 막이 오른 이날 개막식에는 한국 쪽에서는 박찬욱 감독, 김지운 감독, 김성훈 감독과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자리를 함께했다. 아시아나항공 등 한국 기업들도 후원사로 참여, 영화제에 힘을 보탰다.
개막식에서는 초창기부터 영화제가 자리 잡는 데 조언과 후원을 아끼지 않은 김동호 이사장에게 특별 공로상이 수여됐다.
김 이사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국 문화와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으로 15년 동안 한국 영화제를 가꿔온 리카르도 젤리 위원장과 장은영 부위원장 부부에게 오히려 제가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며 "빠른 시간 내에 뿌리를 내린 피렌체 한국영화제가 한국 영화를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 전역으로 알리는 좋은 매개체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수명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장은 축사에서 "15년의 세월 동안 한국과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영화제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앞으로도 영화제가 계속 발전해 한국과 이탈리아 양국의 문화 교류가 더 풍성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지운 감독의 '밀정'으로 막을 연 이번 영화제는 오는 30일 김기덕 감독의 '그물'을 폐막작으로 막을 내릴 때까지 8일 동안 총 43편의 장·단편으로 한국 영화의 성찬을 차린다.
특히 박찬욱 감독의 초청 회고전이 진행돼 '올드보이'를 비롯한 '복수 3부작'을 포함해 최신작 '아가씨'에 이르기까지 박찬욱 감독의 작품 15편이 한꺼번에 이탈리아 관객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