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학로 가든씨어터에서 열린 '비선실세 순실이' 제작발표회에서 강 대표는 "이미 '아, 김재규' 극본을 다 써놓았으며, 새 정권이 출범하면 무대에 올릴 것"이라며 "내용이나 지향점은 아직 밝힐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은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한 1979년 10·26 사건의 장본인이다.
강 대표는 사실 1990년대 이후 대학로의 이른바 '벗는 연극'의 대부로 불려온 제작자겸 연출가다. 1993년 '마지막 시도'를 연출했다가 1997년 공연음란죄로 구속되기도 했지만 이후 '교수와 여제자'(2009)를 시작으로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2010), '개인교수'(2011)를 거쳐 '가자 장미여관으로'(2011) 등을 무대에 올리며 돈키호테같은 행보를 이어왔다.
오는 24일 개막하는 '비선실세 순실이'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소재 삼아 현실을 비판, 풍자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모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강 대표는 "처음 출연제의를 하자 작품 내용을 듣고 모두 겁이 나 거절했다"면서 "이번 무대에 서는 배우들의 용기에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