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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풍아'종영②] 임지연, 고구마 캐릭터에도 연기력 논란 벗었다

백지은 기자

입력 2017-02-2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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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지연, 고구마 캐릭터에도 연기력 논란 벗었다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주말극 '불어라 미풍아'의 임지연이 드디어 연기력 논란에서 벗어난 모양새다.



'불어라 미풍아'는 왈가닥 탈북녀 김미풍(임지연)과 서울 촌놈 인권변호사 이장고(손호준)가 천억 원대 유산 상속 등을 둘러싼 갈등을 극복해가며 진정한 사랑과 소중한 가족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임지연은 극중 김미풍 역을 맡았다.

김미풍은 연기하기 수월한 캐릭터는 아니었다. 일단 탈북녀라는 설정상 북한 사투리를 구사해야 했다. 무엇보다 허술한 극 전개와 캐릭터의 주객전도를 극복해야 한다는 난제가 있었다.

'불어라 미풍아'는 시종일관 박신애(임수향)의 악행에 초점을 맞췄다. 박신애가 신분 세탁으로 안락한 생활을 유지하려 숱한 거짓말과 악행을 늘어놓는 동안 김미풍은 매번 당하기만 했다. 결국 마지막에는 박신애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자수하고, 김미풍은 가족을 되찾은 것은 물론 이장고와의 재결합에도 성공하며 해피엔딩을 맞긴 했지만 이 과정에서 김미풍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박신애의 이간질에 남편 이장고와 이혼하고 누명을 쓴채 회사에서 쫓겨났으며 사업까지 부도 위기에 놓였다. 아버지 김대훈(한갑수)을 찾는 일 역시 박신애의 마수에 가로막혔다. 그토록 당하면서도 김미풍은 박신애에게 제대로 반격을 가하지 못했다. 엄마 주영애(이일화)와 함께 눈물 짓는 것이 전부일 뿐, 박신애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증거를 잡거나 그를 추궁하려는 노력조차 없었다.

그가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재벌이 된 할아버지(변희봉)가 친손녀가 김미풍이라는 것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막장 전개 덕분에 김미풍 캐릭터는 역대 막장 드라마 주인공 중 가장 답답한 캐릭터라는 오명을 썼다.

하지만 캐릭터 자체의 답답함을 걷어내고 보면 임지연의 연기는 꽤 성공적이었다.

임지연은 영화 '인간중독'과 '간신'에서 파격적인 노출 연기를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브라운관으로 활동 영역을 확대하면서 연기력 논란이 시작됐다. SBS '상류사회'에서는 전형적인 캔디소녀 이지이 역을 맡았지만 오버스럽다는 평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이어진 SBS '대박'에서도 맥을 끊는 연기라는 혹평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퇴장했다. '불어라 미풍아'에서도 초반에는 북한 사투리 연기가 어색하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회가 거듭될수록 점차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감정 연기에 주목할만 했다. 이장고와의 애틋한 사랑부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어머니에 대한 책임감 등 진한 가족애를 그려내는데 성공했다. 그런가하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고 꿋꿋이 일어나는 당찬 신여성의 면모도 보여주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드디어 브라운관 적응을 끝내고 주연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입증하기 시작한 것. 비록 '불어라 미풍아'는 작품성을 논하기도 애매한 작품이었지만, 임지연의 후속작이 기대되는 이유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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