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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토크③] 장근석이 말하는 '서른살 장근석'

고재완 기자

입력 2016-04-12 09:08

수정 2016-04-1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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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근석이 말하는 '서른살 장근석'
배우 장근석이 SBS 드라마 '대박' 촬영 도 중 스포츠조선 캠핑카에 올랐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4.11/

[스포츠조선 배선영 조지영 기자] 아시아 프린스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퍽 잘 어울리는 장근석 이름 앞에 '배우'라는 두 글자는 어떤 한계를 짓는 것 같아 꺼려졌었다. 그러나 또 한 편, 그 스스로가 '장근석이라는 이름에서 떠오르는 상징이 있다'라고 이야기 한 것처럼 분명 장근석이라는 이름 석자가 가진 이미지의 한정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황진이'의 꽃도령처럼, '미남이시네요'의 황태경처럼, '예쁜 남자'의 독고마테처럼 늘 어여쁜 모습으로 머무를 것 같은, 청춘의 가장 근사한 모습으로 박제되어 있을 것 같은 느낌말이다.



하지만 서른의 문턱에 선 장근석은 그런 스스로를 깨부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 기점은 다름 아닌 작품, 자신의 또 다른 대표작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선택이 SBS 월화드라마 '대박'이 되었다.

"20대 중반부터 29세까지 드라마 두 세 편을 했는데 주로 말랑말랑한 것이었죠. 20대의 젊음이 살아있는 생기발랄하면서도 저 자신과 잘 어울리는 캐릭터였어요. 하지만 30대를 기점으로 제 자신을 깨고 싶었어요."

'대박'의 대본을 받아든 순간, 고생길이 훤히 보였지만 그 고생과 성장을 자신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다. '나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기록될 수 있는 작품이 보였다. '대박' 속 장근석이 연기하는 캐릭터는 왕의 아들이지만 왕의 아들로 살 수 없어 투전의 신으로 세상을 호령하게 되는 개똥에서 대길로 성장하게 되는 인물이다. 장근석 연기 인생에서 확실히 남다른 캐릭터다. 누더기 옷 부터가 그렇다. 오죽하면 시청자들은 대길이 처음 양반 옷을 입는 장면을 보고 '장근석의 본 모습이 돌아왔다'라고 반응했을까.

그만큼 낯선 옷을 입었지만, 연기만큼은 기막히게 잘 한다. 물론 고생은 말도 못한다. 대길의 절박함을 표현하기 위해 뱀도 물어뜯어야 했고, 한 회당 몇 차례 맞는 것은 기본이다. 3회부터 '대박'의 전체 스토리를 이끌어가야 하는 역할이기에 쉴 틈이 없다. 최근 집에 들어간 것이 손꼽을 정도인데 그마저도 옷을 가지러 들어가는 정도라고 한다. "각오하고 시작했어요. 하지만 고생은 예상보다 더 하고 있죠(웃음). 다음 회 대본이 나올 때마다 '하아...이번엔 어떤 고생을 하게 될까'하며 보게 되고 또 '지금까지 한 것은 아무 것도 아니었구나' 싶어요. 하하."

그렇지만 욕심이 생긴다. 2년 만에 컴백한 드라마 현장은 전과는 다른 기운이 감지된다. 다양한 앵글을 따려는 제작진의 욕심 속에 열정의 장근석도 가만있을 수는 없다. 남건 PD와 매 신 상의하며 다양한 앵글 속에 대길의 움직임을 표현한다. 한 신에 들이는 공이 영화 못지 않다. 고생 끝에 보람이 있고 그 보람으로 서른의 장근석은 과거의 자신과 또 한 번 싸울 수 있게 된다.

"항상 포털에서 제 이름을 검색해서 봐요.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심심할 때마다 찾아보는데 '장근석'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아무래도 작품보다는 어떤 상징을 떠올리는 것 같더라고요. 예를 들어, 그것이 일본일 수 도 있고 또 항상 포털 연관검색어로 뜨는 것이 재산 그런 것들이죠. 그런 인식들이 스트레스가 되지는 않지만 분명 뒤엎어 봐야 할 시점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새로운 대표작을 만나고도 싶었고요. 또 배우로서 연기하고 싶은 목마름과 갈증이 분명히 있기도 했고요. '대박'의 대본을 받고 욕심이 많이 났어요. 제게는 새로운 도전이고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 시점이었죠. 대길이 전환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죠. 여러 번 말씀드리지만 정말 저를 깨트려 보고 싶었어요. 마치 스무살 때의 제가 성인 연기자가 되면서 저 자신을 부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처럼 이번에 서른을 넘어가면서 그런 각오를 다진 것 같아요."

20대에 아시아를 호령하던 그는 이제 서른이 되었다. 서른이 되자 느끼게 되는 변화는 스스로보다는 주변이라고 말하는 그는 억지를 부려 자신을 꾸미기 보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20대 초반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할 때의 저는 제가 '남자 같이 보이겠지' 혹은 '남자처럼 보여야겠지' 싶었는데 지금은 자연스럽게 가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억지로 무언가를 표출하려 하기 보다 자연스럽게 묻어나고 싶어요. 제가 만약 가수나 다른 직업을 갖고있다면 제 연출에 의해 더 뽑아낼 수 있지만 배우는 자기가 만난 캐릭터를 통해 뽑아내는 것이 최선이에요. 자연스럽게 제 캐릭터를 통해 보여드리고 싶어요."

서른의 문턱, 성장에 대한 갈증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장근석은 자연스럽게 '대박'의 개똥 그리고 대길을 끌어안았다.

sypova@sportschosun.com,soulhn1220@ / 협찬 투어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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