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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완의 영화 톺아보기]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웃픈 기자들의 현실, 안보면 후회할걸

고재완 기자

입력 2015-11-2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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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웃픈 기자들의 현실, 안보면 후회할걸


[고재완의 영화 톺아보기]'톺아보기'='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라는 순우리말.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작품성 ★★★

▶오락성 ★★★★

감독 / 정기훈 / 주연 박보영 정재영 / 배급 NEW / 개봉 2015년 11월 25일

'반창꼬' 정기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이하 열정)은 한국 영화로는 거의 처음으로 연예부 기자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다루고 있다. 연예부 기자 출신인 이혜린 작가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만큼 그 리얼리티가 그대로 살아있음이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연예부 기자에 대해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는 이, 혹은 연예부 기자를 무조건 '기레기'라고 치부하고 있는 이들이 꼭 봐야하는 필수 작품이기도 하다. 왜 이들이 '기레기' 소리를 들으면서도 이렇게 일해야하는 지가 그대로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연예부 기자로서 연예부 기자 활동의 리얼리티는 보증할 수 있을 정도다. 그동안 많은 영화들에서 기자들을 비열한 캐릭터로 그린 것에 비해 '열정'은 기자들이 척박한 환경에서 어떻게 일하는지를밀도있게 그려내 관객들에게도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제작진이 기자회견 신에서 기자들의 멘트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역력하다.

이같은 리얼리티를 웃으며 볼 수 있는 것은 영화 곳곳에 숨어있는 위트다. 상황을 비트는 유머와 적재적소에 배치된 유머러스한 대사가 영화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준다.

게다가 '헬조선' 안에서 '열정페이'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 청춘들의 모습까지 녹아있어 웃프다. 도라희의 자그마한(?) 월급이 차곡차곡 빠져나가는 모습, 당차고 싶어도 약자일 수밖에 없는 수습기자의 태도, 사주의 등장에 긴장하는 편집국, 늘상 위기론을 내세우는 회사 등 현실에서 자주 등장하는 모습이 스크린 속에 보이면서 몰입을 돕는다.

연예부장 하재관 역을 맡은 정재영과 수숩기자 도라희 역을 맡은 박보영의 연기는 캐릭터를 감칠맛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츤데레' 스타일의 하재관 부장은 정재영이 연기가 아니었으면 그 묘미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을 뻔 했다.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을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박보영은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며 관객들을 미소짓게 한다. 여기에 편집국장 역을 맡은 '1억배우' 오달수, 선임기자 한선우 역을 맡은 배성우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연기는 '열정'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이같은 점들로 인해 '검은 사제들' '내부자들' '도리화가' 등 막강한 영화들이 포진해 있는 극장가에 '열정'이 다크호스처럼 떠오를 가능성도 다분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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