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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난 행운아, 지금의 내가 좋다" 조정석이 말하는 조정석

최보란 기자

입력 2015-08-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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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행운아, 지금의 내가 좋다" 조정석이 말하는 조정석
배우 조정석 <사진제공=와이트리컴퍼니>

배우 조정석(35)에 대해 대중은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까?



인터뷰에 앞서 머릿 속에 그려진 조정석의 이미지는 재치와 입담이 풍부한, 부드러움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미남 배우였다. tvN '오 나의 귀신님'을 봤던 터라 강선우의 여운이 짙었지만, '건축학개론' 납뜩이나 '역린' 속 살수도 강하게 남아 쉽게 종잡을 수 없었다. 실제 그는 예상대로 유머러스하고, 의외의 아픔을 고백하기도 했다. 실제로 만나 조정석은 어느 정도 상상에 부합하는 면도 있지만, 또 예상 외의 면모도 있었다. 조정석은 어떤 사람일까. 조정석이 말하는 조정석에 대해 들어봤다.

-극에서 나봉선이 빙의 전후 성격이 180도 바뀌는데, 비교하자면 조정석의 실제 성격은 어떤 쪽에 가까울까.

저는 뭐, 장난을 잘치는 편? 하지만 사실, 난 진지한 사람이다.(갑작스런 고백에 살짝 웃고 말았다.) 왜 다 웃으시죠? 하하. 근데 그건 친한 친구들만 안다. 저를 깊이 알지 못한다면 캐치를 잘 하지 못한다. 주위에서 장난꾸러기라고 얘기하는 면에서 부정은 하지 않는다. 장난스럽고 유쾌한 것을 좋아하니까.

-주변에서는 조정석에 대해 책임감이 있다고 평하더라.

책임감은 제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통지표에 항상 적혀 있는 단어죠.(웃음) 2학년 때 이런 일이 있었다. 선생님이 쪽지 시험을 볼 시험지를 나눠 주고 다음날 복사를 해오도록 시켰다. 시험지에 답이 적혀 있어서 지우고 복사를 해야하는데, 모르고 그대로 복사했다. 48장이나 됐는데 어쩌나 싶었다. 그걸 아침에 알고 막중한 책임감에 눈물을 흘렸다. 어마어마하게 울었다.

-극중 선우도 눈물이 많던데, 실제로도 눈물이 많은 편인지.

요즘은 눈물이 별로 없다. 사람의 슬픔을 어떻게 비교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많이 아프고 힘들었고 슬펐던 기억들이 꽤 있다. 그 때 울만큼 다 울어서. 연기할 때는 그 감정에 충실해서 눈물을 흘리지만, 평상시에는 눈물이 별로 없다. 근데 또 모르겠다. 나이들면 다시 눈물이 많아질지.

-아픈 기억이 무엇인지 물어봐도 될까.

가족의 죽음, 그런 것이다. 그 사람을 다시 볼 수 없다는 그런 슬픔이 어린 나이에 굉장히 컸던 것 같다.

-연기적으로도 힘든 적이 있나.

슬럼프처럼, 그런 게 있었다. 데뷔한지 얼마 안 돼 되게 빨리 왔다. 2005년도에 그런 시기가 있었다. 9개월 동안 혼자 로케를 하다보니 체력적으로 힘들었고, 정신적으로도 부대꼈다. '계속해야 되나, 이게 내가 즐거워서 하는 일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근데 다행히 그런 것을 잘 이겨낸 것 같다. 그러지 않았으면 지금까지 연기를 할 수 없지 않았을까.

-어떻게 극복했나.

극복은 결국 자기자신의 몫인 것 같다. 진짜 힘들 때는 옆에 좋은 친구들이 있었고, 많은 도움을 줬다. 하지만 결정적인 한 방은 결국 스스로의 문제였다. 그것을 깨달았다. 만약 깨닫지 못했다면 지쳐서 떨어졌을 것 같은데, 이를 악물고 했던 것 같다.

-반대로 최근 가장 기분 좋은 일은?

그게 바로 이거('오 나의 귀신님')다. 그래서 차근 차근 놓으면서 이 기분을 즐기고 싶다. 프로모션도 있고 일정이 남았는데, 피곤하지만 또한 즐겁다. 이번에 세부 포상휴가를 가는데 화보 촬영이랑 겹쳐서 아쉽게 가지 못할 것 같다. 따로 펜션이라도 잡아서 뭉칠까 한다.

-서른 중반에 접어 들었다. 배우로서 나이에 대한 생각.

지금 내 나이가 아주 좋다.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는 것 자체가 행운인데, 딱 지금 내게 맞는 역할로 섭외도 오고, 또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 같은 일이다. 행운이라는 말이 아주 적합하다.

-나이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결혼 계획 같은 것은 없나.

연애는 하고 있지만 아직 결혼은 구체적인 계획을 해본 적이 없다.

-공개 연인 거미에 대해 안 물어 볼 수 없는데.

그냥 잘 만나고 있다는 것 정도만 말씀드리겠다. 아, 그리고 '오 나의 귀신님' 애청자였다.(웃음)

-쉴 때는 주로 무엇을 하면서 보내나.

작품이 끝나면 무조건 '방콕'해서 쉬는 편인데, 이번엔 뒤에 화보 촬영이나 프로모션 등 스케줄이 좀 있어서. 스케줄 마친 뒤에 가족 여행을 가려고 생각중이다. 4년전부터 간다 간다 하면서 못 갔다. 이번에 진짜 어머니를 비행기 태워드리려고 한다. 또 못 했던 운동도 좀 하고 골프도 치고 싶다. 골프를 좋아한다.

-차기작인 영화 '형'이 10월 중순 촬영에 들어간다던데.

시나리오는 읽었으니까 인물의 비주얼이나 그 캐리거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고민해 보려고 한다. 재미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남남케미'가 기대된다. 동생 역할로 호흡을 맞추는 도경수는 안면이 있나.

이번 작품을 통해 알게 될 것 같다. 영화 '카트'를 봤는데 굉장히 잘 하더라. 인상깊게 봤다.

-앞으로 지향점은.

언제까지 연기를 할지는 모르겠다. 그때까지는 지금처럼 새로운 것들을 추구하려고 하고, 도전하려고 한다.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가 되려고 한다. 공연이든 드라마든 영화든 번갈아 가면서 하고 싶다. 한 쪽에 치우쳐서 하고 싶지는 않다. 할 수 있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 하고 싶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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