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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발리특집, '무한도전' 베끼기 논란? "본질부터 달라"

백지은 기자

입력 2015-07-27 16:11

수정 2015-07-2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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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발리특집, '무한도전' 베끼기 논란? "본질부터 달라"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확실히 다르다.



26일 방송된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는 여름 휴가철 맞이 휴양여행을 떠난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한국의 와이키키'로 불리는 해운데에서 오프닝을 하게 된 멤버들은 "럭셔리 휴양 여행"이라는 말을 듣고 한껏 들떴다. 이들은 "오늘 목적지는 한국의 발리"라는 제작진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고 비치 발리볼 복불복에 몸을 던졌다. 그러나 '발리'의 정체는 이들의 생각과는 다른, 울산광역시 온양읍 울주군의 발리. 제작진이 언급했던 풀빌라와 프라이빗 수영장의 정체가 실은 대야와 온천이었다는 걸 확인한 멤버들은 멘붕에 빠졌다. 하지만 이내 몸개그가 폭발했다. 섭씨 40도 열탕에서 탈출하기 위해 목숨거는 멤버들의 모습에 웃음 폭탄이 터진 것. 또 마지막에는 평상에서 과일을 먹으며 "외국으로 휴가 가지 않아도 좋다"는 담소를 나누며 훈훈하게 방송을 마무리했다. 여러모로 성공적인 방송이었지만, 방송 이후 잡음이 일었다. 이번 특집이 MBC '무한도전' 방콕 특집과 비슷하다는 의견과 함께 비눗물 참기 등의 일부 미션이 가학적이었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 그러나 '1박2일'과 '무한도전'은 본질적으로 다른 프로그램이다.

▶ '무한도전' 베끼기 논란? "평범함 속 소소한 행복"

일부 시청자들은 이번 특집이 '무한도전'이 떠났던 가짜 태국 방콕 포상 휴가편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멤버들을 속여 엉뚱한 여행을 떠났다는 점이 같다는 것. 그러나 본질은 다르다.

'무한도전' 방콕 특집은 10주년 포상 휴가인 줄 알고 단꿈에 젖어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멤버들이 여행길에 주어진 '해외 극한 알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았다. '무한도전'의 극한알바 특집의 기획의도는 '초심찾기'였다. 초창기 극한체험을 하며 고군분투 했을 때로 돌아가 몇몇 불미스러운 사건사고로 다친 시청자의 마음을 위로하고자 한 것. 여기에 김태호PD에게 속아 케냐 인도 중국 등에서 각자 극한 알바를 했던 멤버들이 방콕에서 따귀 마사지를 비롯한 이색 알바 체험을 하며 분노하는 모습이 웃음포인트였다.

반면 '1박2일'은 국내 여행의 묘미를 그렸다는 게 차이점이다. 굳이 해외 럭셔리 여행이 아니더라도, 익숙하고 편안한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이 진짜 휴가라는 메시지가 기본이다. 여기에 '우리나라에도 발리라는 지명이 있다'는 것, 이에 속아넘어가는 멤버들의 모습으로 웃음 코드를 만들었을 뿐이다. 연출을 맡은 유호진PD는 스포츠조선에 "휴양 여행이었다. 휴양지에서 생길 수 있는 일들은 그대로 하되, 외국의 비싸고 고급스러운 장소가 아니라 우리집 주변에서 하루 놀아도 피서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메르스 여파 등의 악재가 있어 국내 관광도 많이 주춤했다. 그래서 국내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는 다양한 방법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 가학성 논란? "제직진도 OK"

또하나 지적 대상이 됐던 건 일부 미션이다. 멤버들은 '조개 껍질 묶어'를 완창해야 열탕에서 탈출할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뜨거운 열기에 힘들어하던 이들은 찬물 샤워 벌칙을 받자 서로 벌칙을 받으려 안간힘을 썼다. 또 데프콘은 찬스를 얻기 위해 요구르트 5개 빨대로 20초 안에 마시기, 비눗물에 얼굴 담근 뒤 눈 뜨고 5초 버티기 등의 미션을 수행해냈다. 이를 두고 '보기 불편했다', '안전상의 문제'라는 등의 비난 여론이 발생한 것.

그러나 사실 벌칙을 수행한 장본인, 데프콘은 즐겁게 촬영을 마쳤다. "잘 견디다 갑자기 큰 덩어리를 만나 그때부터 눈이 따갑기는 했지만 재밌었다"는 말을 남겼다고. 제작진 역시 출연진의 안전에 신경을 썼다. 스태프가 우선 미션을 수행하며 사람이 견딜만한 미션인지, 웃음 포인트는 어디인지 등을 체크했다. 또 비눗물을 인체에 무해한 중성 샴푸를 사용했다. 집에서 머리 감을 때도 사용하는 샴푸인 만큼 유해한 정도는 아니었다. 유호진PD는 "이런 미션은 대부분 제작진이 직접 먼저 연습 해본다. 직접 해보지 않으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재미가 있는지를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눗물 참기 미션도 3~4시간 전 제작진 중 한명이 도전해서 그나마 괜찮은 방법으로 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방송된 '1박2일'은 시청률 17.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일요일 전체 예능 프로그램 7주 연속 1위, 16주 연속 일요일 동시간대 예능 프로그램 1위 기록을 썼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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