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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관전평]'비밀의 문', 한석규는 '뿌나'를 벗어났지만...

김겨울 기자

입력 2014-09-23 02:41

수정 2014-09-2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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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문', 한석규는 '뿌나'를 벗어났지만...


배우 한석규가 3년 만에 미스터리 사극으로 돌아왔다.



22일 첫 방송된 SBS 월화 드라마 '비밀의 문'에는 스펙타클한 궁중 액션과 명품 배우들의 흡인력있는 연기로 꽉 차 있었다. 특히 영조(한석규)와 사도세자(이제훈)이 성격이 극명하게 대립되며, 앞으로 일어날 정치적 갈등에 대한 기대감과 긴장감을 높였다. 이날 이선은 민간 세책에 대해 옹호하며, 민간에서의 출판 허용을 주장한다. 이에 노론 세력들이 반대하지만, 이선은 600년동안 민간 출판을 금지시켰던 조정에 대한 비판으로 맞선다. 하지만 이선의 이런 모습은 '설득'이 아닌 어린 왕의 '설전'으로만 비춰지고, 노론은 물론 부인 혜경궁 홍씨(박은빈)와 영조마저 우려하는 상황이 된다.

이 가운데 이선의 절친한 친구 신흥복(서준영)이 왕실을 발칵 뒤집어놓을 의문의 문서를 손에 쥐고, 이로 인해 죽음을 맞이한다. 이선이 미스테리한 사건에 휘말리게 됨을 의미하는 것. 사실을 바탕으로 미스터리한 상상력이 가미된 사극이란 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줄거리

이보다 더한 비극은 없다. 아들을 죽인 비정한 아버지 영조와 미침증에 걸려서 뒤주에 갇혀 죽은 것으로 알려진 비운의 왕자. 사도세자의 참혹한 가족사를 다룬다는 것 자체가 눈길을 끈다. '아버지는 왜 아들을 죽였을까'에 대한 의문. 핵심에는 아들보다 중요한 왕권 유지에 있다. 또한 위태로운 왕과 왕을 주무르는 권력자들, 모든 이에게 공평한 시대를 열어주고 싶었던 진보적인 세자의 정치적 갈등이 내포돼있다. 거기에 왕실을 둘러싼 살인사건까지 펼쳐지며 사건은 걷잡을 수 없게 커져간다.

▶시청률?

첫방송 시청률은 8.8%(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률 2위를 기록했다. 지난 16일 방송됐던 '유혹'의 마지막회가 기록했던 10.8%보다 2,0%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동시간대 MBC '야경꾼일지'가 10.3%로 1위를 차지했다. KBS2TV '연애의 발견'은 7.2%의 시청률로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기대감?

틈이 보이지 않는다. 한석규, 이제훈, 김유정, 김창완, 이원종, 박은빈, 최원영, 권해효, 서준영 등 출연 배우들의 캐릭터가 고루 살았다. 특히 사도세자와 대립각을 세우는 영조의 연기배틀이 눈길을 끌었다. 이제훈은 자유분방한 사고를 가지고 개혁을 꿈꾸는 이상적인 사도세자를 때로는 진지하면서도 엉뚱하고, 귀엽게까지 표현해내며 또다른 사극 스타 탄생을 예감케 했다. 한석규는 평생 무수리의 아들이자, 형을 죽이고 얻은 권력이라는 정통성 시비 속에 재위 내내 콤플렉스를 품고 살았던 영조를 다채롭게 표현했다. 전작 '뿌리깊은 나무'에서 "지랄하네"라고 했던 세종과 차별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한석규는 광기어린 모습을 덧입히며 전작의 부스러기를 벗어낸 듯하다. 무엇보다 왕도 자신의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노론 세력의 수장 김택(김창완)의 묵직한 카리스마는 앞으로 일어날 궁 내 미스테리한 사건들의 배후를 둘러싼 궁금증을 유발했다. 내용적 측면에서는 있었던 사실에 미스터리한 전개를 가미한 스토리텔링이 고증에 충실했던 '정도전' 보다는 훈민정음 창제를 놓고 미스터리한 사건과 능력자를 등장시킨 '뿌리깊은 나무'와 더 닮아보인다. '뿌리깊은 나무'의 팬이라면 '비밀의 문'에 대해서도 호평을 할 공산이 크다. 다만, 역사 왜곡의 측면에서 '비밀의 문' 역시 순항이 힘들 것으로 보여진다.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역사 왜곡에 대한 논란을 얼마만큼 잠재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 다만, 경쟁작 MBC '야경꾼일지'가 판타지 사극이라는 참신함을 무기로 시청률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어 가파른 시청률 상승을 기대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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