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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 애프터스토리] 정우성-이정재, 20년지기 우정 빛났다

백지은 기자

입력 2013-11-23 11:08

수정 2013-11-25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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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우성-이정재, 20년지기 우정 빛났다
제3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2일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에 전당에서 열렸다. 이정재와 정우성이 신인남우상을 시상하기 위해 나와 인사말을 하고 있다. 회기동=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제34회 청룡영화상을 빛낸 또 다른 주역은 20년지기 절친이다.



바로 '대한민국 대표 꽃미남', '원조 뱀파이어 외모'로 불리는 정우성과 이정재다. 두 사람은 비슷한 점이 많다. 완벽한 외모와 카리스마를 갖췄고, 풍요롭지 못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하다 매니저의 눈에 들어 CF를 시작으로 인기를 얻었다. 그런 배경 때문인지 이들은 1998년 영화 '태양은 없다'에 함께 출연한 것을 계기로 20년 가까운 우정을 쌓아왔다.

이런 극강 비주얼 콤비가 지난 22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신인남우상 공동 시상자로 나선 건 센세이션이었다. SBS '힐링캠프' 등을 통해 간간이 두 남자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긴 했지만, 이들이 공식석상에서 함께하는 모습이 공개되는 건 실로 드물었기 때문.

소문난 패셔니스타답게 정우성은 깔끔한 블랙 수트로, 이정재는 청룡 영화상을 위한 '블루 드래곤' 콘셉트의 톰포드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트로피보다 빛나는 정우성과 이정재의 외모에 여성팬들의 마음은 설레였다.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사이"라던 이정재의 말처럼 정우성과 이정재의 호흡은 빛났다. 두 사람이 시상자로 나서 '이정재 1만 원 출연설'이 터져나왔고,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이정재가 "여배우 많은데 둘이서 시상한다. 정우성과 시상하는지 몰랐다. 영화 연출과 제작에도 관심이 많은 걸로 아는데 어떻게 나도 영화에 출연할 수 있겠냐"고 하자 정우성이 "중화요리집에서 술 마시며 1만 원에 출연하기로 한 것 기억 안나나"라고 받아친 것. 훈훈한 두 남자의 우정에 네티즌도 감탄했다.

하지만 이들의 우정이 제대로 빛난 순간은 이정재의 남우조연상 수상 순간이었다. 정우성은 '감시자들'로, 이정재는 '관상'으로 각각 남우조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됐었다. 말그대로 절친끼리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된 것.

더욱이 두 사람은 1994년 청룡영화상에서 동시에 신인남우상 후보로 올랐던 이력이 있어 이번 수상 대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결국 청룡은 1994년에 이어 2013년에도 이정재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정우성은 역시 상남자였다. 이정재의 이름이 불리는 순간 누구보다 환한 미소로 친구를 와락 끌어안았고, 이정재도 뜨거운 포옹으로 화답했다. 훈훈한 장면에 객석에서도 여느때보다 높은 환호가 쏟아졌다. 수상이 끝난 뒤 이정재는 "정우성씨는 남우조연상이 아니라 남우주연상을 받아야 한다"며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얼굴에 잘생김을 묻히고 다니는 남자' 이정재와 '멋있음을 바르고 다니는 남자' 정우성의 매너와 우정은 이처럼 청룡 영화 팬들에게 한층 깊은 감동을 안겼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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