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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 극복, 화려한 부활 박지수 MVP+역대 최초 8관왕 . 챔프전 아쉬움 날려버렸다

류동혁 기자

입력 2024-04-0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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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 극복, 화려한 부활 박지수 MVP+역대 최초 8관왕 . 챔프…
사진제공=WKBL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청주 KB 박지수(25)는 2년 전 선수생활의 강력한 전환점을 맞았다.



시작은 2022년 4월부터였다. 호사다마였다.

청주 KB는 당시 챔피언결정전에서 3전 전승으로 '숙적' 우리은행을 잡아냈다.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박지수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박지수를 중심으로 'KB 왕조'의 시작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4월 증세가 한 차례 나왔던 박지수. 7월 태백전지훈련에서 문제가 생겼다. 한창 컨디션과 몸상태가 좋았던 상태였다. 갑자기 과호흡이 왔다. 심박수가 미친 듯이 올라갔다. 병원으로 이송됐다. '공황장애'였다.

모든 것이 올 스톱됐다. 대표팀 가세가 불발됐고, 대표팀은 비상에 빠졌다. 소속팀 KB도 마찬가지였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KB는 4강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의지의 문제가 아니었다. 자율신경계의 문제라 어쩔 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지난 시즌 정규리그 막판 돌아왔지만,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KB(10승20패·5위)의 플레이오프 탈락을 막을 수 없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박지수는 특유의 독기가 있다. 최고 선수인데, 그런 독기 때문에 코트에서 더욱 강한 위력을 발휘한다"고 했다.

'공황장애'는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지만, 박지수는 그 공백을 최소화시켰다. 특유의 정신력과 독기가 그 핵심 이유였다.

절치부심했다. 올 시즌을 벼르고 있었다. 시즌 초반부터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올 시즌 역대 첫 1~5라운드 MVP를 싹쓸이했다. KB는 박지수 뿐만 아니라 강이슬, 허예은 등 코어 선수들이 맹활약. 게다가 강력한 백업멤버와 수비를 보유하면서 절대자의 모습을 보였다.

KB는 27승3패, 역대 최고의 성적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홈인 청주에서 15전 전승. '청주 불패'라는 수식어도 생겼다.

박지수는 여전히 절대적이었다. 1대1로 막을 선수는 당연히 없었다. 당연히 통합 우승도 의심치 않았다.

4강 플레이오프. 하나원큐를 3전 전승으로 가볍게 물리쳤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난 상대는 '운명의 라이벌' 우리은행.

챔프 전 예상은 KB의 절대 우세였다. 하지만, 공은 둥글었다. 여자농구 최고 명장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박지수의 수비에 역량을 총동원했다. 즉각적 '더블팀'은 기본. 그 이후 수비 시스템도 박지수의 위력을 최소화하는데 모든 초점을 맞췄다. 그는 챔프전에서 대놓고 "박지수를 막는데 모든 역량을 총동원한다. 더블팀은 기본이다. 외곽 3점 오픈 찬스를 허용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3점 오픈 찬스를 주는 게, 박지수의 골밑 슛을 주는 것보다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할 정도였다. KB는 1차전 10점 차 리드를 잡았지만, 역전패. 2차전 박지수는 37득점, 20리바운드의 괴력을 발휘했다. 4쿼터 막판 승부를 결정짓는 공격리바운드와 득점을 연속으로 성공했다. 2차전 64대60으로 KB의 승리. 하지만, 3차전 16점 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결국 3, 4차전을 모두 내줬다.

박지수는 고군분투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단비 박지현 최이샘 등을 앞세운 우리은행의 파생공세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1~4차전 모두 명승부, 혈투였다. 경기가 끝난 뒤 박지수는 우리은행 선수들에게 축하를 보이면서 '패자의 성숙함'을 보이기도 했다.

KB는 패했지만, 박지수는 여전히 빛났다. 챔프전 MVP를 차지한 우리은행 김단비는 "KB는 졌지만, 박지수는 지지 않았다"고 할 정도였다.

박지수가 4일 서울 63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 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역대 5번째 만장일치 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110표 중 단 하나의 이탈표도 없었다. 뿐만 아니었다.

역대 최초 8관왕에 올랐다. MVP 뿐만 아니라 맑은기술 윤덕주상(최고 공헌도), 베스트 5, 우수 수비, 득점, 2점 야투, 리바운드, 블록상을 모두 휩쓸었다. 챔프전의 아쉬움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독식'이었다.

베스트 5에는 박지수, 김소니아(신한은행), 김단비(우리은행), 허예은(KB), 박지현(우리은행)이 차지했다.

키아나 스미스는 신인왕과 식스우먼상을 모두 차지했다. MIP에는 이해란(삼성생명)이 선정됐고, 지도상에는 김완수 KB 감독이 뽑혔다. 또, 모범 선수상은 이경은(신한은행), 최우수 심판상 류상호 심판, 베스트 세일즈상 방영범 신한은행 사무국장, 프런트상은 김기림 하나원큐 사무국장이 수상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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