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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변수, 올림픽-월드컵 가는 길까지 흔들고 있다

박찬준 기자

입력 2020-02-27 05:59

코로나19 변수, 올림픽-월드컵 가는 길까지 흔들고 있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대한민국을 강타한 코로나19가 한국축구의 올림픽-월드컵 가는 길까지 흔들고 있다.



한국축구는 3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A대표팀은 3월 6일 용인에서 중국과 2020년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최종 예선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중국만 넘는다면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하게 된다. 여자 대표팀은 이미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남자 A대표팀은 3월 26일 천안에서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H조 5차전을 치른다. 북한, 요르단 원정길에 두번의 무관중 경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한 벤투호는 예상 외로 고전하며 조 2위를 달리고 있다. 3월 경기를 잘 치러야 조 1위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작은 변수까지 통제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로 인해 상황이 꼬였다. 이미 정부는 코로나19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프로스포츠는 앞다퉈 리그를 축소하거나, 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K리그는 24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출범 이후 최초로 개막을 연기하기로 했다. 언제 리그가 재개될지 아무도 모른다. 이미 배구, 농구, 아이스하키 등은 무관중 경기로 남은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유소년리그, FA컵, K3~4리그 등의 일정을 전면 연기했다. 이미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코로나로 인해 피해를 봤다. 당초 3월 남아공과 평가전을 치를 계획이었지만, 남아공 축구협회가 코로나 사태로 방한을 거절했다. 제3국 개최를 추진 중이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여자 A대표팀의 경우, 당장 경기 개최 여부도 확정이 되지 않았다. 경기가 예정된 용인시에서 경기를 여는 것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공식적으로 거절 레터를 보낸 것은 아니지만, 용인시가 개최를 탐탁치 않게 보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협회는 용인시에 무관중 경기를 제안한 상황이다. "용인시에서 프로농구가 이미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있는만큼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사태가 변하고 있는만큼 용인시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수들이 3월 6일 홈에서 경기를 한다는 전제하에 준비를 해온만큼, 일정이 바뀌면 미묘하게 리듬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

일각에서 제기되는 제3국 개최 가능성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협회 관계자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먼저 권고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한국에서, 특히 어느 지역에서 하겠다고 결론이 나면 그대로 진행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남자 A대표팀은 좀 낫다. 협회는 일단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만큼, 여자축구부터 정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경기력이다. K리그는 물론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까지 일정이 연기되거나 중단되면서, 벤투호 주축선수들의 컨디션 저하가 불가피하다. 가뜩이나 시즌 초는 체력훈련의 여파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 실전 감각까지 떨어진 이들의 컨디션을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여기에 지금보다 사태가 악화될 경우, 대표팀의 핵심 자원인 유럽파의 차출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상 A매치 기간에는 무조건 선수를 보내줘야 하지만, 만약 사태가 장기화되며 유럽파들이 포진한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이 한국인들의 입국을 막을 경우에는 이들의 차출을 장담할 수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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