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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3시간 전까지 공사, 여전한 '안전불감증'

김가을 기자

입력 2019-12-06 05:24

경기 시작 3시간 전까지 공사, 여전한 '안전불감증'


지난 3일, 부산 KT와 서울 삼성의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대결이 펼쳐진 부산사직실내체육관.



경기장 안으로 들어서자 뿌연 시멘트 가루가 흩날렸다. 게이트 근처 화장실 일부는 나무판자로 가로막혀 있었다. 그 옆에는 기다란 나무 각목에 세워져 있었다. 부산사직실내체육관 화장실 개보수 공사 중이었다.

KT가 홈으로 사용하고 있는 부산사직실내체육관은 지난 1985년 건립됐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개보수를 진행했지만, 세월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있다. 대표적인 곳이 화장실이다. 화장실은 아직도 '20세기'에 머물러 있다. 1층의 경우 화장실은 단 네 곳에 불과하다. 여자화장실 칸은 2~3개가 전부다. 2층도 별반 다르지 않다. 농구장을 찾은 30대 남성은 "부산사직실내체육관은 화장실이 너무 낡았다. 겨울이라 날씨도 추운데 따듯한 물도 나오지 않는다. 웬만하면 화장실은 가지 않는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부산사직실내체육관은 1만4000여 명을 수용하는 대형 경기장이다. 하지만 낡고 부족한 화장실은 '옥에 티'다. 이에 부산시는 지난 10월25일부터 2020년 1월 말까지 부산사직실내체육관 화장실 개보수 공사를 진행한다. 체육관을 이용하는 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화장실 개보수 공사 자체는 무척 환영할 일이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공사는 보통 비시즌에 진행한다. 안전 때문이다. 시즌이 시작하는 10월부터 6개월 동안은 일주일에 한두 번 정기적으로 경기가 열린다. 수 천 명의 사람이 움직인다. 공사 중 자칫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규모 피해가 우려된다. 공사 중 발생하는 유해한 미세먼지도 피해야 할 대상이다. 공사장마다 안전 수칙이 따라붙는 이유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시즌 중에 공사가 진행 중이다. 경기 당일에도 마찬가지였다. 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버젓이 공사가 진행됐다. 경기 시작 불과 세 시간 전까지 공사가 진행된 것이다. 경기장 곳곳에 공사의 흔적이 남아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체육관 바닥에 놓인 공사 자재를 확인하지 못해 깜짝 놀란 팬은 "이게 뭐냐"며 황당해 하기도 했다. 한 팬은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반으로 줄어 체육관을 한 바퀴 돌았다"고 당혹스러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총 2579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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