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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의 설움 이대성, 입담은 MVP임을 직접 인증

김용 기자

입력 2019-03-20 17:44

수정 2019-03-20 17:46

무관의 설움 이대성, 입담은 MVP임을 직접 인증
서울 삼성과 울산 현대모비스의 프로농구 경기가 1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모비스 이대성이 레이업을 시도하고 있다. 잠실실내체=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2.13/

상은 1개도 못받았지만, KBL 최고 대세 스타 재목임을 다시 입증한 이대성이었다.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시상식이 2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됐다. 한 시즌동안 프로농구 무대를 빛낸 별들이 모여 수상의 기쁨을 누리고, 서로를 축하하는 등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숫기 없는 선수들의 딱딱한 수상 소감이 이어지고 있을 무렵,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이대성의 화려했던 인터뷰 과거가 행사장에 방영됐다. 이대성은 시즌 개막 후 현대모비스의 54전승 목표를 대차게 얘기했고, 다른 선수들은 무서워서 벌벌 떠는 유재학 감독과 특유의 '밀당'을 하는 모습이 소개됐다. 시즌 내내 이대성이 화려한 개인 기술, 덩크슛을 선보이고 싶다고 칭얼거리고 코트 위에서 조금씩 그 모습을 보여주면 유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지는 과정이 반복됐다.

현대모비스는 농구팬들 사이에 화제가 된 두 사람의 브로맨스를 발전시켜, 19일 정규리그 최종전 후 자유투 대결로 승화시켰다. 현역 선수인 이대성이 유 감독에게 패하는 굴욕을 맛봤다. 유 감독은 어떻게든 이기려 이대성이 슛을 쏠 때 방해하는 동작을 취해 큰 웃음을 선사했다. 만약, 이대성이 승리할 경우 이대성은 유 감독에게 '자유이용권'을 얻기로 했는데 그 자유이용권이라는게 코트에서 원하는 플레이를 마음껏 하는 것을 의미했다.

이대성은 시상식장 인터뷰를 통해 "늘 솔직하게 얘기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시는것 같다. 요즘 감독님께서 불편해하시는 것 같아서 줄이고 있는데, 좋게 봐주시기도 하는 것 같아 조금 더 솔직하게 얘기해도 될까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유 감독이 "어, 해"라고 쿨하게 받아주자 이대성은 이어 "어제 감독님께서 내 자유투를 방해한다고 점프를 하시는 모습에 수비 영감을 얻었다"고 유 감독을 공격했다.

이대성이 "이번 시즌은 약속이니 덩크슛을 자제하고, 다음 시즌을 아푸고 다른 대결을 통해 자유이용권을 노려보겠다"고 당당하게 얘기하자 유 감독이 반격에 나섰다. 유 감독은 "제임스 하든(미국프로농구 휴스턴 로케츠)은 너랑 비슷한 걸 하고 결국 마지막에 골을 넣잖아. 너는 골 넣기 전에 하는 건 비슷한데 마지막에 골을 못넣으니 팀에 아무 영양가가 없어. 그러니까 골 넣을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하고 하고 싶은 거 해. 알았지?"라고 진심어린 충고를 했다.

이대성은 MVP 후보에 올랐지만 이정현(전주 KCC 이지스)에게 밀렸다. 베스트5 가드 부문에서도 이정현과 박찬희(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에 밀렸다. 본인 스스로 욕심이 난다고 얘기했던 수비 5걸에서도 박찬희와 최원혁(서울 SK 나이츠)에게 영광의 자리를 내줬다. 팀 정규리그 우승을 이끄는 등 MVP급 활약을 펼치고도 빈 손으로 돌아가게 된 시상식이 됐다. 하지만 시상식 중 팬들에게 가장 큰 웃음을 선사하며 실력으로도, 언행으로도 향후 KBL을 이끌어갈 스타 재목임을 알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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