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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그레이, 단타스-박지수 트윈타워도 홀로 맞서는 '괴물'

고재완 기자

입력 2018-02-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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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그레이, 단타스-박지수 트윈타워도 홀로 맞서는 '괴물'
신한은행 르샨다 그레이(오른쪽)과 KB 박지수. 사진제공=WKBL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에게 르샨다 그레이는 '복덩이'다. 그가 이렇게 맹활약을 펼쳐줄 것이라고는 시즌 초반 코칭스태프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3위를 확정지은 현재 상황으로는 카일라 쏜튼보다 르샨다 그레이의 활약이 더 좋았다. 팀의 3위 확정에 그레이의 지분은 꽤 많다.



신장 1m88로 센터치곤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손이 커 캐치력이 좋고 힘이 좋아 본인보다 큰 선수들과의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초반 부진했던 그레이는 이런 강점들을 WKBL에서 충분히 활용하기 시작하며 팀의 중심을 떠올랐다. 게다가 특유의 성실성과 농구에 대한 열정이 더해져 경기마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신의 잠재력을 완전히 폭발시킨 것은 지난 달 24일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와의 경기에서였다. 그는 31점 1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개인 시즌 최고 득점을 기록한 날이었다.

하지만 이날보다 더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친 것은 지난 21일 청주 KB 스타즈와의 경기였다. 그는 전반에 단 6점 5리바운드에 그쳤다. 하지만 3쿼터 '신들린' 활약을 펼쳤다. 다미리스 단타스와 박지수, 리그를 대표하는 '트윈타워'가 버티고 있는 KB의 골 밑을 혼자서 말 그대로 유린했다. 3쿼터에만 혼자서 9점 6리바운드를 챙겼다. 이중 공격리바운드가 4개나 됐다. 박지수와 단타스는 그레이의 파워풀한 골밑 장악을 속수무책으로 보고만 있었다.

이날 팀은 73대85로 패했지만 KB는 이날 승리를 만끽하기 보다 그레이에 대한 방어책을 시급하게 준비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수밖에 없는 팀이기 때문이다.

안덕수 KB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신한은행을 만나게 되더라도 상황에 따라 박지수와 단타스의 골밑 수비 부분은 변화를 주려고 생각하고 있다. 적절하게 준비를 하겠다"며 "그레이의 플레이를 보면 활발하게 트랜지션을 가져가더라. 나중에 만나더라도 염두해두려고 한다"고 했다. 그레이의 대비책 없이는 신한은행을 넘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그레이가 KB와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도 이같은 활약을 해준다면 KB는 21일 경기처럼 승리를 낙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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