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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스타즈 상승세 이끄는 양궁농구의 명과 암

이명노 기자

입력 2015-01-26 10:32

수정 2015-01-2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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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스타즈 상승세 이끄는 양궁농구의 명과 암
KB스타즈 홍아란.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11.17/

KB스타즈는 '3점슛'의 팀이다. 이 3점슛으로 6연승, 25일 현재 2위 신한은행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가히 '양궁 농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분명한 약점을 갖고 있다. 3점슛은 농구에서 보다 많은 득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지만, 성공 확률은 낮은 공격 방법이다. 오픈 찬스가 쉽게 나는 것도 아니고, 불안정한 자세에서 쏘면 운에 맡겨야 할 경우도 다반사다.

KB스타즈는 외곽 슈터가 많다. 서동철 감독의 표현을 빌면, '3점 던지길 좋아하는 선수들'로 팀이 구성돼 있다. 3점슛 성공률 2위(37.6%) 정미란, 4위(34.2%) 홍아란, 9위(30.7%) 강아정, 10위(28.9%) 스트릭렌에 부상으로 인한 공백으로 순위에 들지 못한 변연하(성공률 36.2%)까지. 베스트5 전원이 3점슛에 능한 선수들이다.

6연승 기간 이들의 외곽 공격이 빛이 났다. 이 기간 3점슛 성공률은 무려 41.4%. 시즌 평균이 31%인 걸 감안하면, 성공률이 급격히 올라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최근 2경기 연속으로 50%를 넘었다. 22일 신한은행전에서 55.6%, 25일 삼성전에서 50%를 기록했다.

서동철 감독도 이러한 부분에 있어선 분명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서 감독은 "우리 경기력이 들쭉날쭉하다. 외곽슛 성공률이 좋은 날엔 호쾌한 경기를 하다가도, 안 터지면 무기력한 경기를 한다. 외곽슛을 남발하는 스타일에선 벗어나야 한다. 보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확률 높은 슛을 하는 쪽으로 연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5일 삼성전에선 경기 초반 3점슛 보다는 다른 공격 패턴을 가져가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커트인 플레이나 미스매치를 유도하는 2대2 플레이가 나왔다. 하지만 이로 인해 삼성의 외곽 수비가 느슨해지자, 다시 외곽 공격에 치중했다. 결국 KB스타즈가 위기를 돌파한 건 3점슛이었고,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3점슛 덕분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KB스타즈는 3점슛을 28개 시도해 14개를 성공시켰다. 반면 2점슛은 27개 시도에 12개 성공에 그쳤다. 시도 횟수는 물론, 성공 개수와 성공률 역시 3점슛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래도 두 경기 연속 3점슛 성공률이 높았던 것에는 연승으로 인한 '자신감'이 있었다. 서 감독은 "심리적인 부분이 큰 것 같다. 이기는 경기를 하며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물론 끊임없는 노력도 있었다. 슈팅 연습만큼은 어느 팀보다 많이 하는 KB스타즈다.

서 감독은 "체력을 감안해서 훈련량을 조절하지만, 슈팅 훈련만큼은 비시즌 때부터 해왔던대로 꾸준히 하고 있다. 시즌 때도 감각 유지를 위해 슛 연습은 게을리 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시즌 초반 한참 안 좋을 때도 연습은 많이 했다. 자신감이 생겨서, 심리적인 부분이 가장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선수들도 자신감 있게 쏘는 부분에 대해 많이 얘기한다. 이날 개인 최다인 5개의 3점슛을 성공시킨 홍아란은 오늘도 첫 슛이 들어가면서 감이 좋은 것 같아 좀더 과감하게 던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 감독은 슛을 자제하기 보다, 찬스가 왔으면 보다 빠른 타이밍에도 자신 있게 던지라고 강조하는 스타일. 그는 "자신 있는 것과 무리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고 했다. 선수들이 이 차이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분명히 고쳐가야 할 부분은 많다. 서 감독은 "우린 3점을 많이 던지는 팀이고, 던지길 좋아하는 선수들로 구성이 돼있다.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더 자신 있게 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상대의 수비를 흔들어, 보다 자신 있는 슛 찬스를 만들어줘야 형성될 것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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