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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면 한화전? 당연히 박세웅이다" 11년간 ERA 8.51 난조에도…에이스의 무게감. 명장의 단호한 속내 [부산포커스]

김영록 기자

입력 2024-06-27 18:03

수정 2024-06-2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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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면 한화전? 당연히 박세웅이다" 11년간 ERA 8.51 난조에도……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시즌 8차전 경기. 1회말 연속 볼넷으로 2실점을 허용한 롯데 선발 박세웅.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6.15/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비오면 한화전? 당연히 (박세웅이)던져야지."



타이밍도 공교롭다. 박세웅은 한화 이글스전을 하루 앞두고 선발로 나선다.

롯데 자이언츠는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KIA 타이거즈전과 주중 시리즈 3차전을 치른다. 롯데는 박세웅, KIA는 윤영철이 선발로 나선다.

박세웅의 별명은 '레인맨'이다. 유독 박세웅이 선발로 나설 경우 우천취소가 많았던 기억 때문이다. 지난해 부산 올스타전에도 박세웅은 노란색 우비 차림으로 나타나 팬들을 즐겁게 했었다.

이날 부산에는 오후 7시부터 비가 예고돼있다. 양팀 사령탑은 긴장상태다. 혹시라도 경기 중간에 비가 올까봐 걱정해서다.

롯데와 KIA 모두 불펜 가용 상황이 좋지 않다. '비 한번 왔으면'하고 바라는 마음이 적지 않다.

하지만 비가 내릴 거면 경기전에 와서 아예 취소되고 차후 편성되는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그렇지 않다면 아예 비가 내리지 않고 경기가 정상적으로 치러지는 게 낫다. 그 다음은 6회 이후 쏟아진 폭우로 인한 강우콜드다. 5회 이전의 애매한 타이밍에 비가 내려 경기가 중단, 진행이 지연되고 노게임으로 이어지는게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다.

경기전 만난 김태형 롯데 감독은 비를 기다리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구름은 오고 있다'는 말에 "가끔 12시부터 온다고 했다가 계속 비오는 시간이 밀리기라도 하면 그날 피로도는 어마어마하다"며 웃었다. 외국인 선수 레이예스는 우산을 든채 출근했다고.

만약 비가 내려 경기가 취소되면 주말 3연전은 한화전이다. 주축 투수의 경우 우천취소시 하루나 이틀까지 등판일을 미뤄주는 게 일반적이다.

문제는 그 대상이 박세웅과 한화라는 점이다. 박세웅은 2014년 프로 데뷔 이래 한화전 17경기(선발 16)에 등판, 1승9패 평균자책점 8.51을 기록중이다.

박세웅은 팀에 따른 편차가 크지 않은 투수다. 가장 상대전적이 좋은 KT 위즈(3.68) SSG 랜더스(3.99)에게 각각 3점대 중후반 평균자책점이고, 다른 팀들은 4점대다. 9번째인 NC 다이노스전 평균자책점도 5.07이다.

유독 '독수리 공포증'이 심하다. 박세웅의 한화전(통산 1승) 통산 평균자책점은 8.51, 대전(승리없이 8패) 평균자책점은 9.00에 달한다.

올시즌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던 박세웅은 지난 5월 28일 한화전 4⅔이닝 10실점(9자책) 난타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 6월에는 4경기 2패, 평균자책점 7.06으로 부진하다.

하지만 당시 김태형 감독은 에이스의 책임감을 강조하며 "피하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 한화전, 대전구장 징크스를 말하는 박세웅에게 '그런 변명 하지 말라'라고 못을 박았던 그다.

만약 이날 경기가 우천 취소된다면 어떨까. 김태형 감독은 한화전 로테이션에 대한 질문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던져야지. 우리 투수도 없다. 6회까진 박세웅이 책임져줘야한다"고 강조했다.

23일 더블헤더 이후 불펜 운용이 무너지며 25~26일 이틀 연속 대역전을 허용한 이범호 KIA 감독 역시 우천 취소가 간절하다.

이범호 감독은 "(오길 바라지만)안 오면 하늘이 정해주신대로 가는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아직 비가 고픈 상황은 아니다. 지나가는 일은 잘 추스리고, 매경기 이길 수 있게 준비할 뿐이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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