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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불펜 무너진 날, 고우석 1⅔이닝 무안타 무실점 묵묵히 호투..."부르지 않는건 직무유기"

노재형 기자

입력 2024-06-2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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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불펜 무너진 날, 고우석 1⅔이닝 무안타 무실점 묵묵히 호투..…
잭슨빌 점보슈림프 고우석이 27일(한국시각) 내슈빌 사운즈전에 등판해 8회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MiLB.TV 캡처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고우석이 마이너리그에서 묵묵히 던지는 동안 마이애미 말린스는 여전히 그를 불러올릴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마이애미는 27일(이하 한국시각) 카우프먼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대5로 역전패를 당했다. 늘 문제가 됐던 불펜 난조가 다시 도졌다.

선발 발렌테 벨로조가 5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았지만, 1-0으로 앞선 8회 4번째 투수 후아스카 브라조반이 5안타를 얻어맞고 5실점해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벨로조는 이날 트리플A에서 콜업돼 메이저리그 데뷔전 마운드에 섰다.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었지만, 브라조반이 경기를 그르친 것이다. 202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브라조반은 올시즌 트리플A에서 시즌 맞았고 지난 1일 메이저리그에 올라 롱릴리프 및 셋업맨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들쭉날쭉한 피칭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부진으로 평균자책점이 5.63으로 치솟았다.

마이애미는 28승52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처져 있다. 사실상 시즌을 포기한 상황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일찌감치 리빌딩에 들어간 구단이다. 그럼에도 트리플A 잭슨빌 점보슈림프 고우석을 부를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공교롭게도 고우석은 같은 날 121파이낸셜 볼파크에서 열린 내슈빌 사운즈(밀워키 브루어스 산하)와의 홈게임에 구원 등판해 호투했다. 1⅔이닝 동안 6타자를 상대해 1볼넷, 1탈삼진,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펼친 것이다.

9-10으로 역전을 당한 7회초 1사 1,2루에서 앙헬 마쿠아레에 이어 등판한 고우석은 첫 타자 웨스 클락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투볼에서 92.2마일 한복판 직구를 던졌는데, 빗맞으면서 우익수에 잡혔다. 이때 2루주자 개럿 미첼이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브루어 힉렌 타석에서 1루주자 아이작 콜린스가 2루를 훔쳐 2사 2,3루의 위기를 맞은 고우석은 힉렌을 풀카운트에서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에 몰렸다.

그러나 비니 카프라를 1루수 플라이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원스트라이크에서 2구째 93.2마일 몸쪽 직구에 빗맞은 타구는 1루와 마운드 사이 내야 위로 높이 떴다.

팀 타선이 7회말 동점을 만들어 10-10 상황에서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세 타자를 모조리 범타로 잠재우며 호투를 이어갔다.

선두 좌타자 프란시스코 메히아를 93.1마일 바깥쪽 낮은 직구로 1루수 땅볼, 오웬 밀러를 3구째 92.7마일 한가운데 직구를 던져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좌타자 패트릭 도리안을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투스트라이크에서 던진 3구째 92.2마일 낮은 직구에 도리안이 방망이를 헛돌렸다.

이로써 고우석은 올시즌 트리플A 1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3.18을 마크하게 됐다. 17이닝을 던져 17안타와 6볼넷, 2사구를 내주고 삼진 10개를 잡아냈다. WHIP 1.35, 피안타율 0.262를 기록 중이다.

지난 19일과 23일 멤피스 레드버즈(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산하)전에서 연속 실점을 했던 고우석은 이날은 안정적인 제구를 앞세워 타자들을 압도하는 모습이었다. 투구수는 21개였고, 12개를 던진 직구 구속은 최고 93.2마일, 평균 92.5마일을 나타냈다. 여전히 구속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구단이 빅리그로 부르지 않을 이유는 없다. 고우석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트레이드돼온 지 2개월이 돼간다. 올해 175만달러의 연봉을 받는 선수를 부상과 같은 특별한 이유없이 쓰지 않는 건 '직무유기'에 가깝다는 의견이 나온다.

고우석은 이적 후 이날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마이애미 구단이 콜업 사인을 보낼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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