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1G 5실책 실화냐' 오합지졸 롯데의 자멸. '3연속 볼넷→장내 만루포' 사직이 얼어붙었다. 스스로 꺾은 5연승 상승세 [부산리포트]

김영록 기자

입력 2024-05-10 20:40

수정 2024-05-10 21:31

more
'1G 5실책 실화냐' 오합지졸 롯데의 자멸. '3연속 볼넷→장내 만루포…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6회말 2사 1,2루 LG 홍창기에게 볼넷을 허용한 롯데 박세웅이 아쉬워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5.10/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모처럼 탔던 5연승의 상승세를 스스로 꺾어버렸다. 하필이면 '안경에이스'가 등판한 날이었다. 5월의 제법 더운 날씨였건만, 사직 1루 홈응원석은 순간 말을 잃고 차갑게 얼어붙었다.



롯데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LG 트윈스와 맞붙었다. 최근 좋지 못한 LG 디트릭 엔스와 기세를 탄 박세웅의 맞대결이다.

5연승의 상승세를 안고 기세등등하게 시작한 '동백시리즈'의 첫 경기였다. 하지만 6이닝 동안 5개의 실책을 쏟아내며 자멸한 롯데의 수비가 이날 현장을 찾은 1만 5731명의 부산 야구팬들을 좌절케 했다.

박세웅은 1회 오스틴에게 선제 투런포를 허용했다. 하지만 이내 안정감을 되찾았다. 2회 2사 1루에서 3루수 이주찬의 실책으로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신민재를 잘 잡아냈다.

포수 유강남도 잇따라 LG의 도루 시도를 저지하며 포효했다. 2회에는 구본혁, 3회에는 박해민의 도루를 잡아냈다.

이어 3회말에는 1사 2,3루에서 나온 LG 유격수 구본혁의 실책으로 1점을 따라붙었다. 1사 1,3루 찬스에서 베테랑 중심타선인 전준우-정훈이 잇따라 삼진 당한 건 눈에 밟혔지만, 1걸음이나마 따라붙은 것도 의미가 있었다.

그런데 분위기가 영 이상했다. 4회 1사 1루에선 박승욱이 실책을 범해 1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래도 박세웅은 상대 병살타를 잘 유도해냈다.

5회초에는 2사 후 박해민의 좌전안타 때 좌익수 전준우의 어이없는 실책이 이어졌다. 달려들지도, 물러서지도 못한 엉성한 대처로 공을 빠뜨렸고, 박해민은 2루까지 내달렸다. 그래도 박세웅이 또한번 2사 2루의 위기를 넘겼다.

그 박세웅이 6회에는 스스로 무너졌다. 2사 후 김범석 문보경 홍창기에게 잇따라 볼넷을 내줬다. 롯데 벤치는 마지막까지 박세웅을 믿었지만, 2사 만루에서 박동원이 3루선상 날카로운 적시타를 쳐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전준우의 타구 커버는 느릿느릿했고, 뒤늦게 공이 홈으로 중계되는 사이 1루주자 홍창기까지 홈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유격수 박승욱의 다급한 홈송구가 옆으로 빠지면서 실책 하나가 추가됐다.

그 모습을 본 LG 박동원은 3루를 돌아 홈으로 내달렸다. 이 과정에서 주루선상에 멍하니 서있던 롯데 3루수 이주찬과 충돌했다. 3루심은 주루방해로 진루 인정을 선언했고, 박동원은 비공식 장내 만루포라는 보기드문 장면을 연출했다. 순식간에 점수는 6-1까지 벌어졌다.

타자 주자가 홈까지 들어오더라도, 그 과정에 실책이나 야수진의 잘못된 판단, 선택, 주루방해 등이 개입될 경우 인사이드파크홈런(장내홈런)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 같은 상황을 미국에서는 리틀리그 홈런이라고 부른다. 리틀야구에서나 볼법한 플레이라는 조롱이다.

롯데는 2번째 투수 최이준이 7회초 LG 오지환에 적시타를 허용하며 1점을 더 내줬다.

반면 롯데 타선은 LG 선발 엔스에 7회 1사까지 1실점으로 꽁꽁 묶였다. 누굴 탓하랴, 제 손으로 꺾어버린 5연승의 상승세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