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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236안타-39도루를? 이건 이치로급인데, 타율-홈런-득점도 커리어하이 찍을 기세 원동력은

노재형 기자

입력 2024-05-08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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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236안타-39도루를? 이건 이치로급인데, 타율-홈런-득점도 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7일(한국시각)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1회말 투런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통계 전문가 댄 짐브로스키가 고안한 예측 시스템 ZiPS(SZymborski Projection System)는 올시즌 '타자' 오타니 쇼헤이의 성적을 114경기, 타율 0.278(420타수 117안타), 30홈런, 94타점, 75득점, 16도루, 62도루, 114삼진, 출루율 0.371, 장타율 0.572, OPS 0.943, WAR 4.2로 예측했다.



ZiPS의 예측치와 시즌 종료시 실제 기록과는 항상 차이가 있지만, 최근 3~4년 기록과 부상 경력, 타자의 경우 인플레이 타구의 타율 등의 변수를 두루 적용해 시뮬레이션을 하기 때문에 객관성과 상대성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시스템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올해 ZiPS가 예측한 오타니의 기록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느낌이다. 작년 가을에 받은 팔꿈치 수술 후유증을 감안한다고 해도 일단 114경기에 출전할 것이라는 ZiPS의 예측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오타니는 7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팀이 치른 37경기 가운데 36경기에 출전했다.

타율 0.370(146타수 54안타), 11홈런, 27타점, 31득점, 9도루, 18볼넷, 31삼진, 103루타, 출루율 0.434, 장타율 0.705, OPS 1.139, OPS+ 220를 마크 중이다. 타율, 안타, 홈런, 장타율, OPS, OPS+, 루타 등 7개 부문서 양 리그를 합쳐 1위다.

이들 기록을 162경기에 대입하면 올시즌 236안타, 48홈런, 118타점, 136득점, 39도루, 79볼넷, 136삼진, 451루타를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가운데 볼넷과 삼진을 제외한 6개 항목이 커리어 하이에 해당한다.

지난해까지 이 항목들의 커리어하이는 160안타(2022년),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26도루(이상 2021년), 325루타(2023년)이다. 물론 이날 현재 타율, 출루율, 장타율, OSP, OPS+는 커리어 하이를 웃돌고 있다. 만약 이런 산술적 예측치에 근접하는 성적을 낸다면 오타니는 역사에 남을 '다(多)관왕'도 가능하다.

안타와 도루 기록은 2000년대 초반 시애틀 매리너스 스즈키 이치로를 연상시킨다. 이치로는 2001~2010년까지 10년 연속 200안타를 쳤고, 시즌 30도루 이상을 10차례 마크했다.

내셔널리그 뿐만 아니라 양 리그 통합 타격 트리플크라운(타율, 홈런, 타점 부문)을 석권할 수도 있다. 타점의 경우 1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마르셀 오수나(33개)에 6개 차이라 추격 가능권이다. 시즌 초반이기는 하나 최근 타격 페이스가 가파른 상승세라 이러한 '경이적인' 수치를 달성할 것이라는 예측이 무리는 아니다.

오타니는 이날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서 1회말 무사 1루서 다저스타디움 가운데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타구속도 106.8마일, 비거리 441피트짜리 시즌 11호 아치였다. 최근 3경기에서 4홈런을 포함해 10안타, 8타점, 6득점, 4도루를 쏟아냈다.

스탯캐스트 각 지표를 들여다 보면 오타니의 타격 컨디션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거의 모두 항목서 생애 최고치를 찍고 있다. 우선 타구 평균속도가 94.7마일로 지난해 94.4마일을 웃돈다. 하드히트 비율 61.5%, 배럴 24.8%, 스윗스팟 46.2% 등도 커리어 하이다. 대신 삼진율은 18.6%로 생애 최저치다.

오타니의 타격 기술이 이렇게 일취월장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오타니는 지난해 9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을 받았다. 토미존 서저리를 메이저리그 진출 후 2018년 가을에 이어 두 번째로 받은 것인데, 투수로는 1년 넘는 재활이 필요하지만 타자로는 6개월 만에 시범경기에 출전했을 정더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올시즌에는 타격에만 신경 쓰면 되니, 스트레스가 절반으로 줄었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다. 5~6일에 한 번씩 등판하는 선발투수는 그 준비 과정이 매우 정교해야 하고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투수가 타자보다 주위 자극에 민감하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3년간 '투타 겸업'은 오타니에게 스트레스도 두 배였을 것이다. 올시즌에는 적어도 던지는 부담이 사라졌다는 걸 주목해야 한다.

타격 컨디션 관리가 훨씬 수월해졌다. 부상 가능성도 줄어들고, 스태미나 관리도 어려움이 없다.

오타니는 bWAR 2.6, fWAR 2.7로 2주 전만 해도 10위권 밖이었던 WAR 순위를 각각 2위로 끌어올렸다. 동료 무키 베츠(bWAR 3.3, fWAR 3.0)와의 격차도 크게 줄었다. 머지 않아 WAR마저 1위로 올라설 기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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