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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5:3→5:6→7:6. "우승 행사, 꼭 이기고 싶었다" 우승 확정 LG, 오지환 역전타로 롯데 5강 꿈 깼다[부산 리뷰]

권인하 기자

입력 2023-10-04 22:22

수정 2023-10-04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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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5:3→5:6→7:6. "우승 행사, 꼭 이기고 싶었다" 우승 확…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경기, 경기 종료 후 펼쳐진 LG 트윈스의 정규시즌 우승 세리머니에서 선수단이 함께 모자를 던지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04/

[부산=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팀 같지 않았다. LG 트윈스가 우승한 이후 첫 경기서 매우 정상적인 경기로 롯데 자이언츠의 5강 희망의 끈 하나를 잘랐다.

LG는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경기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으로 7대6의 재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부산으로 내려오며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LG는 3루 내야를 채우고 노란 LG 깃발을 흔들며 응원한 팬들에게 멋진 역전승을 선물했다.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6이닝 3실점(2자책)의 퀄리티스타트로 유종의 미를 거뒀고, 주장 오지환은 5타수 4안타 2타점에 9회초 역전 결승타를 쳤다.

5강의 희망을 놓치지 않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롯데는 9회초 마무리 김원중이 뼈아픈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며 아쉬운 패전을 지켜봐야했다. 이날 5위 SSG 랜더스가 NC 다이노스에 승리해 이제 6게임차다. 너무 멀어졌다.

경기전만 해도 롯데는 LG가 우승을 확정지은 터라 다행으로 보였다. 5위인 SSG 랜더스와 5게임차 7위.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희망의 끈을 놓을 수는 없은 상황이라 총력전을 펼치는 롯데라 우승을 확정지은 LG가 주전을 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롯데는 이날 김상수와 구승민 이인복 우강훈을 1군에 올리고 최영환 문경찬 정성종 김진욱을 말소했다. 특히 김상수와 구승민의 복귀가 반가웠다. 구승민은 21홀드, 김상수는 17홀드로 팀내 홀드 1,2위를 달리는 필승조이기 때문. 구승민은 9월 들어 어깨에 가벼운 염증이 있어 9월 15일 사직 키움전 이후 휴식을 하고 있었고, 김상수는 9월 8일 창원 NC전서 투구 도중 오른쪽 내전근(허벅지 안쪽 근육) 파열로 인해 엔트리에서 제외돼 치료를 받아왔었다.

2일 불펜 피칭에서 컨디션이 좋았고 3일 하루 휴식을 하며 경과를 지켜 보고 이상이 없어 4일 콜업됐다.

하지만 김진욱의 말소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김진욱은 지난 2일 삼성전서 1이닝 동안 2안타(1홈런) 1볼넷 3실점의 부진을 보였다. 이 감독대행은 "김진욱이 자신감을 찾길 바란다"라면서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인데 1군에서 자신의 공을 던지지 못하는게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이날 선발인 이인복에 대해서 이 감독대행은 "오늘은 70∼80개 정도만 잘 던져주면 경기가 잘 진행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밝혔다.

롯데는 이날 안권수(우익수)-황성빈(좌익수)-정훈(1루수)-전준우(지명타자)-노진혁(유격수)-유강남(포수)-김민석(중견수)-이학주(3루수)-박승욱(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그런데 롯데의 바람과 달리 LG는 베스트라인업을 구성했다. 단 1명의 주전도 빠지지 않고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1루수)-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김민성(3루수)-신민재(2루수)로 정상적인 선발 라인업이 나왔다. 선발이 케이시 켈리일 때부터 정상 라인업이 예상됐지만 그래도 1∼2명 정도는 빠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있었다. 아니었다.

LG 염경엽 감독은 이날 경기전 남은 시즌에 대한 선수들의 기용 방침을 밝혔다. 일단 선발진에선 켈리는 이날 등판이 마지막이고 최원태 역시 앞으로 등판이 없다. 염 감독은 "최원태는 이미 자신의 한계 피칭을 했다. 앞으로 휴식을 취한 뒤 정규시즌이 끝나고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을 시작할 때 정상적으로 합류할 예정이다"라면서 "이정용과 임찬규는 두번 정도 등판을 정상적으로 할 계획이고 김윤식은 한번 정도 던질 것이다. 나머지 경기엔 이지강 손주영이 등판한다"라고 밝혔다. 불펜진에서는 박명근 유영찬 백승현 등이 아직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될 수 있는 한 정상적으로 등판을 할 계획이라고.

베테랑 김진성은 6일 홈경기 이후엔 자율적으로 맡기기로 했다. 염 감독은 "김진성이 등판한 경기수는 많지만 이닝이 많은 것은 아니다. (김)진성이에게 알아서 하라고 맡겼다"라고 했다.

야수들 역시 자율이다. 경기 전날 주장인 오지환에게 선수들이 직접 출전 여부를 알리는 방식으로 한다고. 다만 박동원은 6일 홈경기 이후 엔트리에서 제외된다. 염 감독은 "박동원이 왼쪽 손목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라 홈경기에서 팬들과 인사를 하고 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이미 정규시즌 이후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 스케줄을 선수들과 논의해 확정한 상태다. 이천 LG 챔패언스파크에서 합숙 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염 감독은 "연습경기 상대가 마땅치 않아 우리끼리 연습경기를 하기로 했다. 단순한 청백전이 아닌 실전과 같은 연습경기로 실전 감각을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좀 더 간절한 롯데가 선취점을 뽑았다. 2회말 1사후 6번 유강남의 3루수 내야안타에 이어 7번 김민석의 우측 담장을 맞히는 큼지막한 2루타가 터졌다. 이때 우익수의 공을 받은 2루수가 2루에 있는 유격수에게 던진 공을 유격수 오지환이 놓치는 바람에 유강남이 홈을 밟아 1-0. 이어진 1사 3루서 켈리가 흔들렸다. 8번 이학주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 이학주가 곧바로 2루 도루를 성공시켜 1사 2,3루의 추가 득점 기회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9번 박승욱이 삼진, 1번 안권수가 2루수앞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롯데는 곧바로 추가점도 뽑았다. 3회말 1사후 3번 정훈의 우전안타에 이어 4번 전준우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날려 3-0을 만들었다. 시즌 16호 홈런. 켈리의 초구 146㎞의 가운데로 몰린 직구를 놓치지 않은 베테랑의 면모가 돋보인 타격이었다.

하지만 LG의 베스트라인업이 우승했다고 그냥 있지 않았다. 4회초 추격에 나섰다. 선두 3번 김현수가 우측으로 몰린 수비 시프트를 깨는 기습 번트 안타를 기록했고, 1사후 5번 오지환이 우전안타를 쳐 1사 1,2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곧바로 6번 박동원이 중전안타를 때려 1점을 올렸다. 중견수의 홈송구때 주자들이 2,3루까지 진루. 이어 7번 문성주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해 2-3, 1점차로 좁혔다.

롯데 선발 이인복은 5회말을 무실점으로 넘기며 5이닝 동안 7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4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2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3-2로 앞선 6회초 구승민으로 교체되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내려가자마자 역전되며 승리가 날아갔다.

LG가 6회초 승부를 뒤집었다. 선두 4번 오스틴이 구승민의 초구를 받아쳐 좌중간 2루타를 날렸고, 곧바로 5번 오지환이 우전안타로 오스틴을 불러들여 3-3 동점을 만들었다. 6번 박동원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고, 7번 문성주의 1루수앞 희생번트로 1사 2,3루에서 김민성의 좌전안타로 4-3, 9번 신민재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5-3이 됐다. 결국 구승민 카드는 실패. 롯데는 김도규로 교체했고, 1번 홍창기가 볼넷으로 1,2루의 찬스를 이어갔으나 2번 박해민이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되며 6회초가 끝났다.

롯데는 6회말 선두 노진혁의 2루타, 7회말 선두 박승욱의 2루타로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LG 선발 켈리는 6이닝 동안 6안타 1볼넷 1사구 5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자신의 2023시즌 마지막 정규시즌 선발 등판을 마무리 지었다. 올시즌 총 30번의 등판에서 18번째 퀄리티스타트였다.

총 178⅔이닝을 던졌고,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해 10승7패 평균자책점 3.83으로 마무리. 178⅔이닝은 첫해인 2019년의 180이닝에 이은 두번째로 많은 이닝 수다.

5년간의 통산 성적은 144경기서 875⅔이닝, 68승38패 평균자책점 3.08이다.

LG가 이렇게 승리를 하는가 싶었지만 역시 간절함을 이길 수는 없었다. 롯데가 8회말 다시 역전했다.

선두 4번 전준우가 LG의 바뀐 세번째 투수 박명근을 상대로 우전안타로 포문을 연 뒤 5번 노진혁이 가운데 담장 상단을 때리는 1타점 2루타를 쳤다. 4-5, 1점차. 이어 올해 LG에서 롯데로온 유강남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146㎞의 가운데 직구를 놓치지 않고 쳤고, 외야수들이 서서 지켜보는 가운데 타구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유강남의 시즌 9번째 홈런이 팀에서 가장 필요할 때 나왔다.

롯데 마무리 김원중이 9회초 1점차를 지키기 위해 등판했다. 그렇게 롯데의 승리로 끝나는가 했지만 LG도 포기하지 않았다. 우승팀의 실력은 9회초에도 발휘됐다. 선두 1번 홍창기가 우중간 안타를 친 뒤 2번 박해민의 우전 안타로 무사 1,3루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3번 김현수 타석 초구에 박해민의 2루 도루로 무사 2,3루. 김현수의 2루수앞 땅볼 때 홍창기가 득점해 6-6 동점.

4번 정주현의 삼진으로 2사 3루에서 5번 오지환이 풀카운트 승부끝에 김원중 쪽으로 타구를 날렸고, 김원중이 몸을 돌리며 글러브로 막았으나 타구가 김원중의 글러브를 맞고 3루측 파울라인으로 굴절되며 안타가 됐다. 3루주자 박해민이 홈을 밟아 7-6.

오지환은 이날 5타수 4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과시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홍창기가 4타수 2안타, 박해민도 5타수 2안타, 오스틴도 4타수 2안타로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8회말 1사 1루서 마운드에 올라 추가 실점을 막은 백승현이 시즌 2승째를 챙겼고, 9회말 1사 1루서 마운드에 오른 최동환이 승리를 지키고 2017년 이후 6년만에 통산 4세이브째를 올렸다.

2사 1루서 전준우의 2루 도루에 유강남을 자동 고의4구로 1,2루가 됐고, 김민석과의 대결에서 김민석이 친 타구를 최동환이 직접 잡아 1루로 던져 경기를 끝냈다.

경기후 염 감독은 "공격에서 중요한 찬스마다 주장 오지환이 4안타로 타선을 이끌어줬고 켈리가 오늘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는데 자기역할을 충분히 잘해줬다. 또 최동환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기역할을 하며 만든 시즌 첫 세이브 축하한다"라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어 "오늘 우승행사가 있어 승리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선수들이 마지막 집중력 발휘하며 승리한점 칭찬하고싶다"고 한 염 감독은 멀리 부산까지 원정 응원오셔서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리고 오늘도 팬들 덕분에 역전승 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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