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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격시 팀승률 75%'…투수로 태극마크 달기까지 4년, 에이스 거듭난 나종덕→나균안의 반전 스토리 [SC피플]

김영록 기자

입력 2023-06-10 09:26

수정 2023-06-1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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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격시 팀승률 75%'…투수로 태극마크 달기까지 4년, 에이스 거듭난 …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삼성의 경기. 7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한 나균안이 주먹을 쥐며 기뻐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6.9/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에이스가 등판하는 날은 팀 분위기부터 다르다. 수비진의 집중력도 높아진다.



상대도 주축 투수일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승률이 높다. 연승은 이어주고 연패는 끊어주는 선발투수, 바로 에이스의 존재감이다.

올해 롯데 자이언츠에겐 나균안이 바로 그런 존재다. 올해 나균안이 선발등판한 12경기에서 롯데는 9승3패를 기록했다.

팀내 독보적 1위다. 박세웅 반즈(6승4패) 한현희(5승5패) 스트레일리(4승6패) 등 다른 선발투수들 대비 승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특별히 타선의 득점 지원이 많진 않지만, 투수가 빠른 템포로 잘 던지니 야수들의 몸놀림도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멘털이 쉽게 흔들리지 않고, 다음타자 또는 다음 이닝에 곧바로 회복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고비에 강하니 실점 확률은 더욱 줄어든다.

'나나랜드(강민호 FA 이적 후 나균안 나원탁 주전 포수 프로젝트)'는 실패했고, 나원탁은 외야수와 투수로 거듭 변신한 끝에 은퇴했다. 하지만 나균안은 국내 최고의 투수 자리를 넘보며 간판 스타로 우뚝 섰다.

올해 6승1패 평균자책점 2.43.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가 벌써 2.70에 달한다. 최소 경기 10승의 주인공 페디(NC 다이노스) LG의 새로운 외인 에이스 플럿코(2.80) 두산의 돌아온 에이스 알칸타라(2.70) 다음인 리그 4위다.

로테이션을 한차례 거르며 휴식을 취한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2.63)을 넘어서며 국내 투수중에는 원톱의 자리에 올라섰다. 평균자책점 등 기타 성적에서도 안우진과 더불어 토종 투수 톱2다. 2020년 손목 유구골(갈고리뼈) 골절로 인해 원치 않게 투수로 전향한 이래 고작 4년째에 이뤄낸 성과다.

롯데는 뜻하지 않게 KT 위즈에 스?畇聆玖 4연패에 빠진 상황.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나균안의 안정감과 압도적인 존재감은 여전했다. 삼성은 1~5회 5명 이상의 타자가 들어선 이닝이 한번도 없었다. 최고 150㎞의 직구가 존 구석구석을 자신있게 찌르고, 아차 하는 순간 낙차큰 포크볼이 날아든다. 방심하는 순간 수준급의 커브와 슬라이더까지 엄습한다.

특히 2회에는 이재현의 강습 타구를 몸에 맞는 위험한 순간도 겪었다. 펄쩍 뛰어올랐다가 다리에 타구를 맞고 마운드에 위에 주저앉으면서 착지했다. 롯데 코치진과 선수들, 팬들의 걱정스런 시선이 한몸에 쏠렸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삼성은 5회 2사 후에야 김지찬의 2루타로 처음 스코어링 포지션을 밟았고, 6회 1사 만루의 절대 찬스를 잡았다. 피렐라 강민호의 안타, 1사 후 오재일의 볼넷으로 이어지는 과정도 좋았다.

하지만 나균안은 흔들리지 않았다. 대타 김태군에게 좌측 희생 플라이를 허용했다. 상대의 허를 찔러 3루로 내달리던 강만호가 아웃되면서, 1점에서 막아냈다. 당연하다는 듯 7회도 3자 범퇴였다.

그 사이 롯데는 5회 1사 만루 찬스에 렉스 적시타, 상대 폭투, 고승민의 2타점 적시타로 2점을 뽑으며 기세를 올렸다. 상대에게 1점을 따라잡힌 6회말에는 최고참 타자 전준우가 홈런을 쏘아올리며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전준우는 나균안을 꼭 껴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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