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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공인데..." 1승7패 ERA 5.62. 바뀌지 않는 외국인 투수에 2군행. 벌써 2차 경고다[SC초점]

권인하 기자

입력 2023-05-30 00:47

수정 2023-05-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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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공인데..." 1승7패 ERA 5.62. 바뀌지 않는 외국인 투수…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 SSG 랜더스 경기. 슐서가 투구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5.4/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것은 2차 경고다. 바뀌지 않으면 더이상 기대할 게 없다.



KT 위즈의 새 외국인 투수 보 슐서 얘기다. KT는 29일 슐서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계약을 끝내고 새롭게 데려온 슐서는 150㎞가 넘는 빠른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로 웨스 벤자민과 함께 외국인 원투펀치를 이러줄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KBO리그 초반 성적은 낙제점이다. 9경기에 등판했는데 1승7패, 평균자책점 5.62다. 피안타율이 무려 3할3푼3리나 된다.

4월 11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데뷔전을 치른 슐서는 비록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7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쳐 기대감을 높였고, 두번째인 1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6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첫 승리를 따냈다.

세번째 22일 두산 베어스전서 7이닝 11안타 5실점(4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되면서 악몽이 시작됐다. 이후 한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내리 6연패다. 유일하게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던 4월 28일 삼성 라이온즈전도 5이닝 3실점으로 패전 위기에 몰렸으나 8회 극적인 8득점으로 8-8 동점이 되며 승패없이 끝났다. 그런데 이 경기도 KT는 9대10으로 패했다. 즉 슐서가 등판한 9경기에서 KT는 1승8패를 기록한 것이다.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일단 슐서가 KBO리그에 아직 적응을 못했다.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편이다. 지난 17일 LG 트윈스전에선 슐서가 자신의 리드로 던지고 싶다고 코칭스태프에 부탁을 했고 이강철 감독은 승낙했다. 그 경기서 슐서는 3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4회말 4안타 2볼넷으로 대거 5점을 내주며 결국 5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었다.

이 감독은 그 이후 솔루션에 나섰다. 지난 21일 이 감독은 슐서의 불펜 피칭 때 함께 하며 피칭 할 때 달라진 모습을 지적했고, 피칭 스타일 변신도 주목했다. 보통 외국인 투수들은 직구 위주의 피칭을 선호하는 편이다. 직구 구위가 워낙 좋아 상대가 알고도 제대로 못친다면 상관이 없지만 그렇지 않을 땐 변화구를 잘 섞으며 한국 타자를 상대해야 한다.

이 감독도 슐서에게 직구와 변화구의 조화를 권했다. "한국 타자들 직구 잘친다"며 "믹스가 필요하고, 좀더 정교하게 던져야 한다. 분명히 좋은 공을 가지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더 많은 이닝도 필요없다. 6이닝 정도만 잘 던져줘도 된다. 3∼4이닝에 100개 되면 안된다"며 너무 잘던지려고 하는 슐서에게 조언을 했다. 조언을 한 것이지만 이 감독의 첫번째 경고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고 감독이 직접 말했다는 것은 참을 만큼 참았다고 봐야 한다.

이후 23일 키움 히어로즈전서 슐서는 분명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6⅓이닝 동안 6안타 2실점으로 한달여만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1대3으로 패하며 슐서가 패전투수가 됐지만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바로 다음 등판에서 다시 희망은 절망이 됐다. 28일 삼성전서 3⅓이닝 동안 8안타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초반에 실점을 하며 4연승을 달리던 KT는 4애6으로 패해 연승이 끊겼다.

이 감독이 두번째 경고를 날렸다. 슐서를 2군으로 내려 보냈다. 2군에서 바뀐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을 알렸다. 이랬는데도 슐서가 바뀌지 않는다면 KT로선 새 외국인 투수를 알아볼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자신의 피칭을 고집하다가 두들겨맞고 떠난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이 감독은 이전 윌리엄 쿠에바스, 데스파이네와도 있는 내내 그들과 피칭 스타일로 신경전을 펼쳐야 했다.

KT는 리드가 좋은 장성우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 그날의 좋은 구종 위주로 잘 만들어가는 능력이 있다. 투수가 리드하는 미국과는 달리 포수의 의견을 대체로 따르는 한국 야구에 적응하느냐의 문제. 이제 슐서에게 달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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