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은퇴를 앞둔 롯데 자이언츠의 '빅보이' 이대호는 남다른 시선으로 박용택의 은퇴식을 바라봤다. 지난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박용택의 은퇴식. 상대팀이 롯데였다. 5일 인천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만난 이대호는 "그날 눈물이 났다. 용택이형을 보니까 조금만 있으면 내가 그렇게 되는(은퇴)구나 싶었다. 첫 타석에서 자꾸 눈물이 나서 병살을 쳤다"고 웃으며 "진짜 마음이 좀 그랬다. 내가 나이가 들긴 들었구나 생각이 드는 게, 은퇴식만 보면 눈물이 난다. 그날 용택이형 형수님이 꽃다발을 주면서 안아주시는데 괜히 또 우리 와이프 생각이 났다. 내 은퇴식때도 와이프가 와서 저렇게 울지 않을까 생각하다보니 마음이 슬펐다.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한 경기 한 경기 하다보면, 경기수가 줄어들고 그만둬야 생각하니까 마음적으로 좋지는 않다. 다들 아시지 않나. 한 직장에서 20년 일하다 나가면 (울적하다)"고 말했다. 얼굴에 미소가 묻어있었지만 씁쓸하면서도 허무하기도 한 표정이 읽혔다.
"아직 은퇴도 안했는데, 용택이 형이 자꾸 '최강 야구'(박용택이 출연 중인 야구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라고 해서 당황스럽다. 지금 야구를 해야 하는데, 왜 자꾸 섭외를 하시냐"고 말하며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