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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4회 못채운 KIA 로니, 왜 강판 직후 코치에 격정토로 했나[잠실 이순간]

박상경 기자

입력 2022-06-25 19:48

수정 2022-06-25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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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4회 못채운 KIA 로니, 왜 강판 직후 코치에 격정토로 했나
2022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25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교체된 KIA 선발투수 로니가 경기르 지켜보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6.25/

[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나눈걸까.



25일 잠실구장.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한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로니 윌리엄스(26)는 4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로니는 팀이 5-4로 앞선 4회말 1사 1루에서 김정빈과 교체돼 벤치로 향했다.

서재응 코치에게 공을 넘긴 로니는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벤치로 돌아온 뒤 통역과 이야기를 나누던 로니는 곧 서 코치와 대화를 이어갔다. 더그아웃 한켠에 선 둘은 한동안 몸동작을 섞어가면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다. 이날 TV중계화면엔 로니가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자 서 코치가 답답한 듯 한숨을 쉬다 대화를 이어가는 장면도 포착됐다. 한동안 이어지던 대화는 서 코치가 로니의 어깨를 두드리고 머리를 어루만지고 포옹한 뒤에야 마무리 됐다.

로니는 이날 매 이닝 출루를 허용했다. 4-0으로 앞선 1회초 1사후 양찬열에 안타, 호세 미겔 페르난데스에 볼넷을 내주고 김재환과 양석환에게 연속 적시타, 박세혁에 희생플라이로 3실점했다. 2회 연속 볼넷으로 출발해 세 타자를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으나, 5-3이 된 3회말엔 선두 타자 김재환에 우월 솔로포를 얻어 맞았다. 마지막 타자였던 4회말 1사후 김재호를 볼넷 출루 시킨 뒤 투구수는 81개였다.

KIA에겐 리드를 잡고 있었지만 불안할 만했다. 로니가 4회까지 18타자를 상대하면서 두산 타순이 세 바퀴째에 접어드는 상황. 로니가 앞서 타순 두 바퀴를 도는 동안 보여준 투구로는 리드를 지키기 쉽지 않다는 판단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선제적으로 불펜을 가동하면서 리드를 지키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교체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로니는 한계 투구수가 남아 있는 가운데 이뤄진 교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눈치였다. 지난 19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3⅓이닝 6안타 1홈런 2볼넷 3탈삼진 5실점)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로니였기에, 이날만큼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욕도 클 수밖에 없었다.

경기 중 벤치에서 이뤄진 대화는 로니와 서 코치 본인만 알 수 있는 내용. 이날 TV중계에 나선 이순철 해설위원은 "로니의 투구 내용이 불안한데다 좌타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KIA 벤치는 좌투수를 내보내 흐름을 끊겠다는 의도로 교체에 나섰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로니는 리드 상황에서 이뤄진 교체에 대해 이해를 못하는 눈치"라며 "시즌 전까지만 해도 로니의 투구 내용은 흠잡을 데가 없었다. 그러나 로니의 오늘 투구 내용은 코치진에 어필할 정도가 아니었다. 로니는 선발 투수를 하기 위해선 본인의 장점인 빠른 공을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피치 디자인을 가져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니에게 마운드를 물려 받은 김정빈은 1사 1루에서 안권수를 삼진 처리했다. 포수 박동원이 도루를 시도한 1루 주자 김재호까지 아웃시키면서 이닝을 삭제했다. 결과적으로 리드가 지켜지면서 KIA 벤치의 판단은 적중했다. 과연 로니는 이날 투구를 어떻게 복기할까.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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