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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아닌가 보오" 원맨쇼의 한계, 치고 뛰고 던져도 한숨만

노재형 기자

입력 2022-06-25 20:45

수정 2022-06-25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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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아닌가 보오" 원맨쇼의 한계, 치고 뛰고 던져도 한숨만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이 25일(한국시각)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전 4회말 솔로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시애틀 매리너스 스캇 서비스 감독은 25일(이하 한국시각) LA 에인절스전을 승리한 뒤 "그게 잘못된 결정일 수도 있었지만, 앞서 우린 뭔가를 배웠다"고 했다.



무슨 말일까. 시애틀은 4-3으로 앞선 8회말 수비 때 1사후 주자없는 상황에서 마이크 트라웃을 고의4구로 내보냈다. 안드레스 무노즈가 초구 볼을 던지자 서비스 감독은 망설임 없이 '프리패스'를 지시했다. 무노즈는 후속 두 타자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했고, 결국 시애틀은 한 점차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앞서 지난 17~20일 에인절스와의 홈게임에서 서비스 감독은 트라웃에게 호되게 당한 적이 있다. 트라웃은 당시 5연전 가운데 4경기에서 결승홈런을 터뜨렸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시리즈에서 결승홈런 4개를 때린 건 트라웃이 처음이다. 8회 1점차서 트라웃을 거른 이유다.

트라웃이 4회 솔로홈런을 터뜨린 것에 대해 서비스 감독은 "주자가 없었으니 얼마나 다행이었는가"라고까지 했다. 트라웃은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했지만, 그의 '원맨쇼' 만으로 에인절스는 이길 수 없었다.

에인절스에는 또 한 명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도 있다. 지난 22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홈경기에서 오타니는 홈런 2방을 포함해 8타점을 쏟아내는 괴력을 뿜어냈다. 그러나 에인절스는 연장 11회 끝에 11대12로 패했다. 치열한 타격전은 곧 투수전인데, 에인절스 마운드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오타니의 '원맨쇼' 역시 볼거리로 끝나고 말았다.

에인절스는 올해도 포스트시즌이 가물가물하다. 이날 현재 34승39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다. 지구 선두 휴스턴 애스트로스와는 11.5경기차. 지구 1위로 가을야구를 노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와일드카드 순위에서는 7위다. 포스트시즌 커트라인인 3위 탬파베이 레이스에 5.5경기차 뒤져 있다. 이 역시 만만치 않은 승차다.

에인절스는 지난달 25일까지만 해도 27승17패로 휴스턴과 지구 선두 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그 직후 팀 역대 최다인 14연패를 당하면서 해보자는 분위기가 무너졌다. 조 매든 감독은 해임됐다. 반등이 쉽지 않다. 이후에도 7승8패로 들쭉날쭉하다.

그 사이 앤서니 렌던이 손목 수술을 받고 시즌을 접었고, 노히터 투수 리드 디트머스는 하락세를 겪다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전력이 온전치 않기는 작년과 마찬가지다. LA 타임스는 이날 '트라웃과 오타니의 활약에도 불구, 에인절스는 꾸준함을 잃으면서 망가지고 있다'고 논평했다.

에인절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건 2014년이 마지막이다. 2011년 데뷔한 트라웃이 가을야구 한 유일한 시즌이다. 당연히 오타니는 포스트시즌 마운드 또는 타석에서 서본 적이 없다. 둘은 지난 겨울 구단을 향해 실질적인 전력보강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도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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