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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스승→이웃사촌→라이벌팀 주포, 드디어 만난 "신기한 인연"[SC비하인드]

정현석 기자

입력 2022-01-1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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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스승→이웃사촌→라이벌팀 주포, 드디어 만난 "신기한 인연"
손아섭. NC구단 제공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정든 롯데를 떠나 NC에 새 둥지를 튼 손아섭. 2007년 롯데에 입단한 그는 올해로 프로 16년 차다.



프로 입문도 하기 전에 인연을 맺은 스승이 있다. 바로 NC 이동욱 감독이다.

무려 17년 전인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고 2학년 시절 손아섭은 수비 교육을 위해 학교를 잠시 방문한 이동욱 당시 코치를 만났다. 이동욱 당시 코치는 롯데에서 LG로 자리를 옮길 무렵이었다. 이 코치를 본 손아섭은 나무배트로 바뀐 타격과 수비에 대해 끈질기게 질문했다. 어린선수의 적극성이 기특했던 이 감독은 여러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는 2년 후 프로에 입문한 손아섭에게 큰 도움이 됐다. 특히 나무배트 적응을 통한 프로에서 최고 타자로 성공하는 데 밑거름이 됐음은 물론이다.

인연은 이 뿐 만이 아니다. 이동욱 감독과 손아섭은 한 아파트에서 '이웃 사촌'이었던 적도 있다.

늘 감사한 마음을 품고 지낸 손아섭은 명절 등 특별한 날 안부 인사를 잊지 않는 등 이 감독과 꾸준히 연락을 이어갔다. 스스로 "신기한 인연"이라고 했을 정도. 이동욱 감독도 "(손아섭과) 학교 때 만났고, 한 아파트에서도 살았다. 인연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이 감독과 손아섭은 프로에서는 단 한번도 한솥밥을 먹은 적이 없다.

현역 은퇴 후 일찌감치 롯데 코치를 하던 이동욱 감독은 손아섭이 입단할 무렵 LG 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10년 대 초반부터 NC 코치로 자리를 옮겨 사령탑까지 올랐다.

손아섭은 이동욱 감독이 떠난 롯데에서 줄곧 프랜차이즈 스타로 지난 15년 간 맹활약했다. 사적으로는 각별한 인연이지만 그라운드에서는 경남 라이벌로 서로를 겨눠야 했던 운명.

하지만 남다른 인연의 끈은 두 사람을 기어이 한 팀에서 뭉치게 했다. 손아섭이 정든 롯데를 떠나 NC와 FA 계약을 맺으면서 프로에서의 만남이 성사됐다.

신기하면서도 반가웠을 손아섭의 NC행. 하지만 이 감독은 특유의 담담함을 잃지 않았다.

"계약 후 통화를 했죠. 구체적인 건 만나서 얼굴보고 이야기 하자고 했어요. 일단 잘 쉬고 롯데 떠나기 해야할 일도 많겠지만 앞으로 해야할 것들에 대해,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만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눴어요. 딱 하나 부탁한 건 후배들에게 행동으로 본을 보일 수 있는 선배가 돼달라고 했죠."

워낙 자기관리가 철저하기로 유명한 선수. 이심전심이다. 롯데를 떠나 처음으로 다른 팀에 합류하게 된 손아섭. 스승 이 감독의 부탁이 아니더라도 후배들 앞에 솔선수범 할 선수다. 고교 때 만난 제자에 대한 이 감독의 믿음도 확고하다.

"워낙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선수니까요."

드디어 결합한 각별한 인연. 손아섭이 2년 만에 정상 재등극을 꿈꾸는 NC 이동욱 감독을 위해 '우승 청부사'로 보은할 기회가 생겼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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