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은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5회말 타격 직후 상대 벤치(키움)의 배트 어필을 받았다. 홍원기 키움 감독이 배병두 주심에게 오재원의 방망이에 대해 지적했고, 주심이 배트를 살펴본 후 수거하게끔 지시했다. 홍원기 감독은 "선수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 더그아웃에 들어와서 확인해보니까 롤링스 제품이 올해는 (공인)등록이 안됐다더라. 첫 타석에서 발견했는데, 두번째 타석까지 보고 바로 심판에게 문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오재원은 이후 타석에서 동료 양석환의 배트를 빌려 경기를 마쳤다.
확인 결과 오재원은 2018시즌부터 미국 롤링스사의 배트를 사용하고 있었고, 올 시즌은 지난해 주문해둔 제품 중 일부를 타사 제품과 번갈아 써왔다. 오재원이 11일 경기에 사용했던 롤링스 배트에는 2020시즌 KBO 공인 마크가 새겨져 있었고, 그는 "롤링스 제품은 다 부러지고 이거 한자루만 남아있었다. 주위에 쓰는 선수가 없다 보니까 신경쓰지 못했던 내 불찰"이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작년까지는 KBO 공인 회사였으나 올해는 공인 배트 신청 자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공인이 된 셈이다.
공인 배트에 대한 규제는 최근 10년 사이 더욱 엄격하게 이뤄져 왔다. KBO는 매해 시즌 개막전, 배트 수입 업체, 제작 업체들을 상대로 공인 배트 신청을 접수한다. 관련 서류와 샘플을 살펴본 후 적격 판정을 받으면 '공인 배트'로 인정되고, 선수들은 반드시 공인된 회사 제품만 경기에 사용해야 한다. 이를 어길시 규정 위반이다. 보다 먼 과거에는 배트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허술한 부분도 있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부터 시작된 '부정 배트' 등의 논란이 한국에서도 비중있게 다뤄지면서 까다롭게 살피고 있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더라도 KBO리그에서도 선수가 공인되지 않은 배트임을 인지하지 못해 경기에 사용하려다가 주심으로부터 제지를 받은 사례도 여러 차례 있었고, 2011년에는 당시 한화 이글스에서 뛰던 한상훈이 카림 가르시아로부터 선물 받은 배트를 들고 1회 타석에 서려고 하다가 상대 포수의 이의 제기로 해당 배트를 사용하지 못했던 사례도 있다. 해당 배트도 비공인 제조사 제품이었고, 한상훈은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어필을 받아 배트를 바꿨기 때문에 징계 대상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