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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핫포커스]"제가 더 노력할게요" 쐐기 3점포+수훈선수에도 웃지 못한 김준태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4-17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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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더 노력할게요" 쐐기 3점포+수훈선수에도 웃지 못한 김준태
2021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6일 부산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1사 1, 2루 김준태가 3점홈런을 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1.4.16/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송구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제가 더 노력하겠습니다."



승부처에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내며 다음 타자의 역전타를 도왔다. 그리고 다음 이닝에는 쐐기포까지 쏘아올렸다. 하지만 김준태는 마음 편히 웃지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16일 삼성 라이온즈에 9대3 역전승을 거뒀다. 김준태는 볼넷과 홈런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이날 스트레일리의 컨디션은 베스트는 아니었다. 6이닝 동안 7안타 2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실점 과정은 롯데 수비진의 어정쩡한 플레이가 컸다. 1회에는 구자욱의 좌익선상 안타 때 전준우가 타구 속도를 잘못 판단해 2루 진루를 허용했다. 이후 외야 플라이 때 태그업이 이뤄졌고, 피렐라가 적시타를 쳤다. 구자욱이 1루에서 멈췄다면 그렇게 쉽게 점수를 내줄 상황이 아니었다. 3회에는 한동희의 실책으로 시작된 1사 2,3루 위기를 1점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스트레일리의 파트너는 김준태였다. '투수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김준태가 생각하는 포수의 첫 걸음이다. 롯데 투수들에겐 엄마 같은 포수로 통한다. 김준태는 스트레일리의 답답한 마음을 잘 풀어주며 팽팽한 승부를 이끌었다.

올시즌 김준태의 타율은 1할5푼4리(26타수 4안타). 하지만 출루율은 2할8푼1리에 달한다. 지난해에도 타율 2할2푼5리에 출루율 3할4푼4리를 기록했다. 인내심과 선구안이 좋고, 이따금 한방을 보여주는 펀치력도 갖췄다. 손아섭을 제외하면 확실한 좌타자가 없는 롯데 타선에 다양성도 부여한다. '확실한 자신의 존을 가져야한다'는 허문회 감독의 타격 지론에 가장 충실한 선수이기도 하다.

홈런은 8회였지만, 이날 김준태가 흐름을 바꿔놓은 분기점은 7회말 타석이었다. 이병규와 한동희의 연속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2루, 상대 투수 이승현의 제구가 흔들리며 연달아 쓰리볼. 하지만 다음 순간 마음이 급해진 투수의 공이 한복판에 몰리자 김준태는 장작을 쪼갤듯 시원하게 휘둘렀다. 비록 헛스윙이었지만, 경기를 지켜보던 박용택 해설위원이 "멋있다"고 탄성을 내지를 만큼 과감한 선택이었다. 이후 다시 볼을 골라내며 출루, 김준태의 3루타 때 홈을 밟았다.

8회에는 초구를 그대로 오른쪽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강속구 영건 김윤수의 151㎞ 직구였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완벽한 배팅. 타구 속도가 160.6㎞에 달할 만큼 제대로 맞은 공이었다. 삼성의 추격하려던 마음을 꺾어버린 한방.

이 같은 맹활약으로 경기 후 롯데 자이언츠의 수훈선수로 선정돼 응원단상에 올랐지만, 김준태는 속시원히 웃지 못했다. 그는 '비시즌 어떻게 준비했나'라는 질문에 "(포수)송구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그것만 보완했다"고 말했다.

취재진에게도 "이겨서 기분 좋다. 최근 이슈들에는 신경쓰지 않고 집중했다"고 말한 뒤 "송구를 보강해서 좋은 모습 더 많이 보여드리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최근 불거졌던 지시완 기용 논란, 그리고 9푼1리(1/11)에 불과한 도루 저지율 등 김준태의 남다른 마음고생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김준태는 허문회 감독이 낙점한 올시즌 주전 포수다. 다음 번 수훈 선수 선정 ??는 김준태가 마음 편히 웃게 되길 기대해본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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