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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포커스]'개막전 선발투수 전원 외인' 4년만에 재현? 각팀 1선발 체크해보니

노재형 기자

입력 2021-03-0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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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 선발투수 전원 외인' 4년만에 재현? 각팀 1선발 체크해보니
한화 이글스 새 외국인 투수 닉 킹험이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킹험은 SK에서 올해 한화로 옮기며 등록명을 킹엄에서 바꿨다. 대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1998년 당시 8개팀 개막전 선발은 모두 토종 투수들이었다. 정민태 주형광 김용수 정민철 김상진 조계현 이대진 김기덕 등 당대 에이스들이 총 출동했다. 여전히 토종 에이스들의 전성기였던 제도 초창기 외인 투수가 개막전을 맡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외인 에이스들이 주류를 형성하면서 개막전 선발도 그들의 차지가 되기 시작했다. 2004년 외인 투수 4명이 개막전 선발로 나서더니, 2010년 개막전에는 8개팀 중 6팀이 외인 투수를 선발로 내세웠다.



10개팀 체제가 시작된 2015년 개막전에 토종 투수가 선발등판한 건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유일했고, 급기야 2017년 사상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 전원 외인투수라는 진기록이 나왔다. 지난해 어린이날 개막전에는 LG 트윈스 차우찬, 삼성 라이온즈 백정현, KIA 양현종 등 3명의 국내 투수들이 등판해 토종 체면치레를 했다.

하지만 올해 개막전에는 4년 만에 전원 외인 선발 '사태'가 재현될 조짐이다. 마지막 토종 에이스였던 양현종의 미국 진출이 결정적이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을 포함해 통산 4번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또한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일부 외인 에이스들이 입국 후 자가격리를 소화하느라 합류가 늦어져 토종 선발이 대신 개막전을 맡았는데, 이번에는 그럴 일이 없다.

NC 다이노스 드류 루친스키, 두산 베어스 워커 로켓, KT 위즈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LG 케이시 켈리, 키움 히어로즈 에릭 요키시, KIA 애런 브룩스, 롯데 자이언츠 댄 스트레일리, 삼성 뷰캐넌, SK 와이번스 윌머 폰트, 한화 이글스 닉 킹험 등이 올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로 꼽힌다. 이들 모두 스프링캠프에서 별다른 이상없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들 중 관심을 끄는 개막전 선발은 역시 새 인물들이다. SK 폰트는 지난 5일 연습경기에서 최고 153㎞ 직구를 뿌리는 등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지난해 SK에서 올해 한화로 옮긴 킹험은 지난 4일 연습경기에서 최고 147㎞ 직구를 꽂는 등 팔꿈치 수술 후유증을 말끔히 떨쳐내며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신뢰를 얻고 있다. 두산의 경우 로켓과 또다른 신규 투수 아리엘 미란다가 개막전 선발 후보인데, 둘 다 지난 4일 첫 라이브 피칭에서 140㎞대 후반의 직구를 뽐내며 기대감을 높였다.

기존 에이스들도 개막전에 맞춰 순조롭게 컨디션을 점검 중이다. LG 켈리는 지난 7일 롯데와의 첫 실전서 2⅔이닝 1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페이스를 선보였고, 맞상대였던 롯데 스트레일리도 3이닝 무안타 무실점 5탈삼진의 퍼펙트 피칭을 펼치며 에이스의 위용을 자랑했다.

NC 루친스키는 지난 3일 LG전에 등판해 2이닝 무안타 무실점, 최고 구속 148㎞를 찍으며 첫 실전을 무난하게 점검했다. 키움 요키시는 5일 한화전서 2이닝 4안타 2실점으로 고전했지만, 2회에는 13개의 공으로 마무리하며 제 자리를 찾았다. KT 데스파이네는 지난 7일 첫 불펜피칭을 마치고 "모든 구종을 다 테스트했다.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고, KIA 브룩스와 삼성 뷰캐넌도 순항 중이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7위는 모두 외국인 투수였다. 다승 1~6위 역시 외인 투수들 차지였고, 토종 최다승은 SK 박종훈과 KT 신인 소형준의 13승이었다. 국내 투수들이 존재감을 잃어가는 건 개막전 선발투수 면모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소형준을 포함해 NC 구창모, LG 이민호 등 에이스에 근접한 투수들의 성장세가 계속될 경우 당장 내년 개막전에는 판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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