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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스케치]KIA 김현수 "브룩스 형 내 공 좀 봐줘", 브룩스 "마이 영거 브라더"

김진회 기자

입력 2021-02-26 15:24

수정 2021-02-2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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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현수 "브룩스 형 내 공 좀 봐줘", 브룩스 "마이 영거 브라더…
KIA 타이거즈가 26일 전남 함평 KIA챌린저스필드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했다. 브룩스가 라이브 피칭을 하고 있다. 함평=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1.2.26/

[함평=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26일 함평 기아챌린저스필드.



KIA 타이거즈는 지난 8일부터 스프링캠프 불펜피칭을 시작한 뒤 이날 처음으로 라이브 피칭을 실시했다. 다섯 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1선발이 유력한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를 시작으로 김현수 김재열 김현준 정해영이 차례로 타자를 세워놓고 공을 던졌다.

설정된 콘셉트는 1이닝 20구였다. 브룩스는 주로 패스트볼 타이밍과 제구력을 맞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정해진 20개의 공을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후 브룩스는 나머지 보강훈련을 하지 않고 마운드를 계속 쳐다봤다. 김현수가 공을 던지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이유가 있었다. 김현수가 라이브 피칭을 하기 전 브룩스에게 "내 피칭을 좀 봐달라"고 부탁한 것. 브룩스는 김현수가 라이브 피칭을 마치자 함께 회복운동과 러닝을 하면서 자신이 느꼈던 것을 얘기해줬다.

브룩스는 "직구 밸런스가 괜찮았다. 다만 커브를 던질 때 하체가 빨리 빠지면서 상체가 늦게 따라오더라. 너무 의식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느낌적으로 바꿔보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김현수는 브룩스의 조언을 경청했다.

브룩스는 김현수에게 '큰 형' 역할을 하고 있다. 투수조 최고참 양현종이 자신의 꿈을 쫓아 미국으로 건너가 브룩스는 투수조에서 나이로 서열 3위가 됐다. 브룩스는 KBO리그 적응 1년 만에 한국식 나이에 따른 서열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열살차가 나는 동생 김현수가 캠프 기간 이것저것 물어보자 형처럼 많은 조언으로 동생의 기량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 브룩스도 "영거 브라더(동생)"이라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김현수를 따뜻하게 받아주고 있다.

이날 브룩스의 라이브 피칭 때 재미있는 장면도 연출됐다. 첫 라이브 피칭이기 때문에 타자들은 투수들이 던진 공을 눈으로만 읽는 수준이었다. 좀처럼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았다. 그러나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는 브룩스가 던진 공을 방망이에 맞췄다. 파울이 났다.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기로 했던 주변 타자들이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브룩스는 "터커가 타석에 들어오기 전부터 공을 치겠다고 했다. 그래서 3구째는 직구를 던지겠다고 얘기해줬다. 그런데 파울이 나더라. 구종을 이야기해주고도 파울이 난 것은 내가 이겼다고 볼 수 있다. 직구 구위가 좋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웃었다. 함평=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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