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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신세계 17번' 추신수 "야구 사랑-열정 안고 뛸 것"

박상경 기자

입력 2021-02-26 06:32

'신세계 17번' 추신수 "야구 사랑-열정 안고 뛸 것"
25일 '신세계 야구팀 1호 선수' 추신수가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했다.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하고 있는 추신수. 인천공항=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2.25/

[인천공항=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신세계 야구단에서 새 시즌을 시작하는 추신수(39)가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댈러스를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추신수는 장거리 비행에도 피곤한 기색 없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현장에서 등번호 17번이 새겨진 신세계 임시 유니폼을 입고 간단한 세리머니를 펼친 추신수는 곧바로 경남 모처의 자가 격리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마련된 봉고차에 올랐다.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취재진과 유선으로 인터뷰에 나선 추신수는 "20년 만에 한국에 왔다. 아직 믿어지지 않는다. 항상 이 시간엔 스프링캠프를 위해 애리조나에 있는데, 한국에 있다는게 실감나지 않는다. 20년 만의 일이라 아직 와닿진 않는데, 시간이 지나야 할 것 같다. 정말 설레는 마음으로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에 가족을 남겨두고 홀로 입국한 그는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 아내, 아이들이 힘들어했다. 한국행이 현실로 다가오니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게 나도 힘들었다. 한국에 매년 1~2번 오지만 비행기 오르는 발걸음 무거웠다"며 "가족들에게 '힘들게 보내준 만큼, 보내주길 잘했다고 생각할만큼 좋은 성적을 남기겠다'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은퇴식을 치르지 못하고 한국으로 건너온 부분을 두고는 "내가 은퇴식을 해야 할 정도의 선수는 아니다.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에 관중이 없었던 게 아쉬운 부분"이라고 답했다.

추신수는 한국행을 앞두고 '절친' 정근우에게 조언을 구한 바 있다. 추신수는 "속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라고 정근우를 소개한 뒤, "(정근우는) 내가 미국에서 오래 뛰었기에 환경이 다른 KBO리그행에 처음에는 우려를 했다. 하지만 '나는 네 나이 때 은퇴했지만, 너는 다른 무대에서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라는 말을 해줬다. 때문에 한국에 오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고 밝혔다.

추신수의 합류로 신세계는 실질적으로 또다른 외국인 선수가 합류하는 효과를 얻게 되는 것 뿐만 아니라, 단숨에 5강 이상 전력으로 발돋움 했다. 김원형 감독 체제로 새 시즌을 준비하면서 따라붙은 물음표가 공수 양면에서 모두 정상급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추신수의 합류로 지워졌다.

추신수는 "신세계는 SK시절 여러 번 우승을 차지한 강팀으로 잘 알고 있다. 이제 KBO리그에서 신세계로 새 출발을 하는데, 나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호하는 포지션은) 전혀 없다. 내가 잘 준비하는 게 우선이다. 김원형 감독님이 결정하실 부분이다. 타순 역시 어떤 자리든 개의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KBO리그에 대한 이미지를 두고는 "미국에서도 KBO리그를 잘 알고 있다. 여러 국제 대회를 통해 성적을 내는 등 수준을 증명했다. 나는 고교 시절 이후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서는 만큼,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도쿄올림픽에서의 대표팀 합류 가능성을 두고는 "내가 먼저 잘 하는 게 우선이다. 대표팀에 갈 실력이 돼야 한국을 대표할 수 있다. 섣불리 이야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도 "기대에 걸맞은 성적과 실력이 뒤따르고, 그때 부름을 받는다면 당연히 가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출신인 추신수는 신세계 유니폼을 입고 고향에서 친구 이대호와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추신수는 "친구를 보는 일은 언제든 즐겁다. 마지막으로 사직구장을 찾은 게 대표팀 시절이었다. 신세계 유니폼을 입고 사직구장에 간다면 설레고 이상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면서도 "어린 시절을 부산에서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이제 신세계 선수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한국에서 야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결정도 쉽지 않았다"며 "야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안고 뛰겠다. 빨리 야구장에서 팬들을 만나고 싶다. 코로나19로 여건이 좋진 않지만, 많은 팬들 앞에서 활약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추신수는 자가 격리 기간이 끝나는 내달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연습경기를 앞둔 선수단에 합류해 김원형 감독 및 동료들과 인사를 나눌 계획이다.

인천공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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