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FA 시장이 풍년이다. 강력한 위닝 DNA를 갖춘 두산 베어스에서 FA 자격을 갖춘 선수들이 무더기로 양산된 결과다. KBO는 28일 FA 자격 선수로 공시된 25명 중 FA 승인 선수 16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이 중 두산에서 승인된 선수는 총 7명(유희관 이용찬 김재호 오재일 최주환 허경민 정수빈)이다. 김재호만 재자격을 얻었고, 나머지 6명은 모두 신규 FA다. 등급은 모두 'A'다. 상대적으로 이들을 FA로 영입할 구단은 큰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오버페이는 하지 않을 지라도 보상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신규 FA의 경우 A등급(기존 FA 계약선수를 제외한 해당 구단 내에서의 최근 3년간 평균 연봉 순위 3위 이내 및 전체 연봉 순위 30위 이내의 선수)은 해당 선수의 직전 연도 연봉의 200%에 해당하는 금전 보상과 FA 획득 구단이 정한 20명의 보호선수 외 선수 1명을 보상해야 한다. 해당 선수의 원 소속 구단이 선수 보상을 원하지 않을 경우 직전 연도 연봉의 300%로 보상을 대신할 수 있다.
감독이 바뀐 팀별 상황을 살펴보면 FA 이동 경로가 보인다. 우선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을 선임한 한화 이글스는 중견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시즌이 끝난 뒤 베테랑 이용규(키움 히어로즈)와 재계약 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6월 트레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노수광이 주전 경쟁을 할 유력한 자원으로 꼽히는 가운데 FA 중에선 정수빈이 최고의 영입카드로 평가받고 있다. 정수빈은 국내에서 타격도 되고, 수비도 되는 전천후 중견수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주전으로 기용될 때는 꾸준함을 증명했다는 것이 강점이다. 아직 나이도 서른 살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특히 이번 FA 승인 명단에서 KIA 타이거즈 잔류 가능성이 높은 최형우를 제외하고 정수빈이 유일한 외야수다. 시장의 희소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도 감독이 바뀌었다. 이들의 고민은 내야수 보강이다. 같은 처지다. 2루수다. SK에선 젊은 최준우(21)와 최 항(26)이 이번 시즌 2루를 책임졌지만, 최준우의 성장세만 확인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김선빈을 막판에 잡지 못한 여파가 컸다는 것이 내부 평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