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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이슈]코치 유출에 외인 이적설까지…뒤숭숭할 수밖에 없었던 두산

나유리 기자

입력 2020-11-2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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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 유출에 외인 이적설까지…뒤숭숭할 수밖에 없었던 두산
2020 KBO 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초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하자 두산 더그아웃 분위기가 침울하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11.24/

[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설마 하는 우려는 현실이 됐다.



두산 베어스가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시리즈를 마친 직후. 김원형 투수코치의 SK 와이번스 신임 감독 부임이 발표됐다. 김원형 투수코치는 지난해 두산의 통합 우승을 함께한 멤버다. 두산에서 오래 몸 담지는 않았지만, 작년부터 2년간 두산 투수들을 지도해왔다. 하지만 올 시즌을 9위로 마친 후 코칭스태프 교체를 결정한 SK가 한 발 더 빨리 움직였다. 차기 사령탑을 물색하던 와중에 김원형 코치가 유력 후보로 떠올랐고, 결국 신임 감독으로 최종 낙점됐다. 두산에서도 김원형 코치의 친정 컴백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감독 부임이라는 사실은 발표 직전에서야 알게 됐다.

사실 코치에서 감독으로 영전하는 경우는 보내는 팀에서도 흔쾌히, 기쁘게 보내주는 게 관례다. 김원형 감독과 김태형 감독 그리고 두산도 쿨하게 이별했다. 더 좋은 보직으로, 더 큰 역할을 하게 되는 만큼 당연히 보내줄 수밖에 없다. 뿌듯하면서도 씁쓸하게도, 두산은 이미 두번이나 경험을 했었다. 한용덕 전 한화 감독과 이강철 현 KT 감독도 김원형 감독처럼 두산에서 주요 코치를 맡다가 타팀 감독으로 이동했었다. 공교롭게도 두산이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서 매년 포스트시즌 시기에 코치들의 이적이 겹쳤다는 게 단점이었지만, 지난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작별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새 팀을 꾸리려는 구단은 마음이 바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올해도 플레이오프부터는 기존의 메인 투수코치였던 김원형 코치 없이 경기를 치러왔다. 정재훈 불펜코치가 메인코치로 승격됐고, 2군에 있던 배영수 코치가 1군에 올라왔다. 정신 없이 한국시리즈까지 치렀지만, 1군 코치진에서 추가 유출도 있었다. 김민재 수비코치가 SK 수석코치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SK가 김원형 감독 부임 이후에도 수석코치에 대한 발표를 하지 않았고, 이 자리의 유력 후보가 김민재 코치라는 사실은 몇몇 관계자들 사이에서 퍼졌던 이야기다. 김원형 감독과 김민재 코치가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데다 작년에 두산으로 함께 옮겨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이다. 김원형 감독이 자신을 보좌할 수 있는 수석코치 자리에 김민재 코치를 낙점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배터리 코치로 포수 부문을 맡아온 조인성 코치는 친정팀 LG 트윈스로 옮기게 됐다. LG 역시 류지현 신임 감독 체제에서 새로운 코칭스태프를 꾸리고 있다. 특히 류지현 감독-김동수 수석코치 구성에서 알 수 있듯, LG를 잘 알고 있고 LG 출신 코치진을 대거 영입하고 있다. 조인성 배터리코치 영입 또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모든 것은 결과론이지만 두산 입장에서는 아무런 타격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떠나는 코치들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함께하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결국 준우승에 그쳤다. 그동안 팀을 함께 꾸려왔던 1군 핵심 코치들의 유출은 두산 구단, 특히 김태형 감독에게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두산은 최근 2군에서도 몇몇 코치들에게 재계약 의사가 없음을 통보했었다. 1,2군 전반적으로 코치진에 많은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들의 해외 리그 이적설도 포스트시즌 내내 두산을 휘감았다. 이번 가을 '에이스급' 활약을 펼친 크리스 플렉센의 경우,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그를 눈여겨 본다는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했다. 후반기에 보여준 강력한 임팩트가 오히려 두산 입장에서는 재계약 대상자인 내년 에이스를 빼앗길 위기로 변모했다. 올해 정규 시즌 다승 1위, 승률 1위를 차지한 라울 알칸타라도 일본 진출 가능성이 있다. 일본 언론에서 한신 타이거즈가 알칸타라를 영입 대상으로 관찰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소문이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후반기까지 특별한 돌출 행동 없이 묵묵히 본인의 역할을 해냈던 알칸타라는 20승 달성과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확실히 이전보다 예민해진 모습이었다. 본인의 거취에 대해서도 상당히 말을 아끼고 있다. 일본 구단들의 '러브콜'이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분분하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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