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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시선]'28년 무관' 형님 롯데, 아우 NC 통합우승 어떻게 바라볼까

박상경 기자

입력 2020-11-25 01:10

수정 2020-11-25 05:30

'28년 무관' 형님 롯데, 아우 NC 통합우승 어떻게 바라볼까
◇NC 선수단이 24일 고척돔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집행검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0시즌. '낙동강 형제'의 희비는 교차했다.



'형님' 롯데 자이언츠에게 가을야구는 없었다. 지난해 꼴찌 멍에를 벗고 반등을 노래하며 야심차게 문을 열었지만, 정규시즌을 7위로 마감하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반면 NC 다이노스는 정규시즌 1위를 넘어 한국시리즈(KS)까지 제패하면서 창단 9년 만에 통합우승의 결실을 맺었다. 정규시즌-KS 동시 제패는 1982년 프로야구 원년멤버인 롯데가 일찍이 걷지 못한 길이다.

롯데는 4차례 한국시리즈 진출(1984년, 1992년, 1995년, 1999년)에서 두 번의 우승(1984년, 1992년)을 일군 바 있다. 1984년엔 후기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올라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첫 환희를 맛봤다. 1992년 정규시즌 3위로 플레이오프(PO)를 거쳐 오른 한국시리즈에선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를 잡고 V2를 달성했다. 3위로 PO를 넘어 KS까지 도달한 롯데는 OB 베어스(현 두산)에 시리즈 전적 3승2패까지 앞섰지만, 2연패로 눈물을 흘렸다. 양대리그 체제였던 1999년엔 드림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를 넘어 한국시리즈를 밟았지만, 한화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후 21년간 롯데는 KS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정규시즌 최고 성적은 3위. 7번의 가을야구(2000년, 2008~2010년, 2012년, 2017년)를 경험했으나, PO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2011년 창단해 2013년 KBO리그 무대에 선 NC는 8번의 시즌 중 6번(2014~2017년, 2019~2020년)을 가을야구로 수놓았다. 창단 4시즌 만인 2016년엔 정규시즌 2위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 준우승을 일궜다. 4시즌 뒤인 올해는 정규시즌 1위에 이어 KS까지 제패하며 새 역사를 창출했다.

2013년 이후 롯데-NC의 맞대결은 '낙동강 시리즈'로 불리며 큰 관심을 모았다. 8번의 시즌 중 롯데가 NC보다 높은 순위 및 상대전적 우위를 기록한 것은 3번(2013년, 2017~2018년) 뿐이다. 총 전적에서도 롯데가 NC에 50승2무76패로 열세다. '형님 만한 아우 없다'는 말이 무색하다.

롯데는 그동안 영광재현을 위해 적지 않은 투자를 해왔다. 수 년 동안 외부 FA 영입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해오면서 수준급 베테랑들을 품었다. 그 결과 4년 연속 10개 구단 중 국내 선수 연봉 총액이 가장 높은 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지난 4년 동안 가을야구 진출은 2017년 단 한 차례 뿐이다. 2020년 KBO리그 선수 평균 연봉 1위(1억6581만원·롯데 1억6393만원)팀인 NC는 지난해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데 이어 올 시즌 통합우승을 맛보면서 투자의 결실을 제대로 누렸다.

NC의 통합 우승은 오랜 기간 공들여 온 데이터 야구와 효율적 투자의 결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개혁과 프로세스 정립을 기치로 내건 롯데가 지향하는 방향과 상당 부분 맞아 떨어진다. 2020년 NC가 만들어낸 가을의 전설을 롯데는 과연 어떻게 바라봤고, 어떤 교훈을 얻었을까.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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