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만난 NC 다이노스 나성범(30)은 이렇게 말했다. 부상으로 아쉽게 접은 메이저리그(MLB) 도전의 꿈은 여전했지만, 가장 먼저 꺼내든 것은 소속팀 NC가 못다 이룬 우승 목표였다. NC가 정상의 자리에 설 때 다시금 MLB 도전에 시동을 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꿈은 현실이 됐다. NC 다이노스가 창단 9년 만에 정상의 자리에 섰다. 창단 멤버이자 간판 선수로 NC 타선을 지켰던 나성범도 비로소 홀가분한 마음으로 MLB 도전이라는 꿈에 재도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아픔을 극복한 나성범의 위력은 가공할 만했다. "무릎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정상적으로 내 모습을 보여줄 수준이 되야 부딪칠 수 있다고 본다. 이전의 성과는 의미가 없다"는 자신의 말을 그대로 지켰다. 올 시즌 130경기 타율 3할2푼4리(525타수 170안타), 34홈런 112타점, 출루율 3할9푼, 장타율은 무려 5할9푼6리에 달했다. 홈런에선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부상 뒤 보라스 스포츠 트레이닝 인스티튜드(BSTI)로 건너가 몸을 만들고, 스프링캠프부터 이동욱 감독의 배려 속에 차분히 몸을 만들면서 타격 능력을 회복했다. 수비에서도 이전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이면서 부상 악령을 완벽하게 지우는데 성공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중심 타자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면서 NC가 사상 첫 우승의 꿈을 이루는데 일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