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SC시선]100승과 시즌 첫 5할, 이강철과 KT는 여전히 배고프다

박상경 기자

입력 2020-07-11 22:33

수정 2020-07-12 07:00

more
100승과 시즌 첫 5할, 이강철과 KT는 여전히 배고프다
2020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이강철 감독.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7.10/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00승도 기쁘지만, 5할 승률 달성이 더 기분 좋네요(웃음)."



KBO리그 통산 100승 고지를 밟은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이 감독은 1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펼쳐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0대7로 승리하며 KBO리그 역대 46번째 100승 감독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3월 29일 수원 KIA전에서 첫 승을 달성한 뒤 470일 만에 100승 고지를 밟았다. 이날 KT는 삼성을 꺾고 1승을 추가하면서 시즌 전적 29승29패, 개막 두 달여 만에 처음으로 5할 승률을 달성했다.

감독이라면 누구나 성취감을 느낄 만한 100승 기록. 그러나 이 감독이 5할 승률에 주목한다. 지난해 이루지 못한 KT의 5강 진입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5할 승률 달성을 계기로 본격적인 순위 경쟁과 더불어 5강 진입이 가시권에 다가온 만큼, 긴장의 끈을 놓을 순 없다.

올 시즌 KT의 5할 승률 달성은 지난해보다 크게 앞당겨졌다. 2019시즌에는 개막 후 124경기 만인 8월 29일 수원 두산전에서 창단 첫 5할 승률을 달성했다. 올해는 무려 66경기를 앞당긴 58경기 만에 5할 승률을 달성하면서 더 이상 '만년 꼴찌' 꼬리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지난해와 같은 위기를 빨리 극복한 점도 의미를 둘 만하다. 2019시즌 4월까지 10승(22패)에 그치며 승패마진이 -12까지 처졌던 KT는 올 시즌에도 한때 승패마진이 -9(13승 22패)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조금씩 간격을 좁혔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첫 달부터 5연승을 만든데 이어, 지난달 30일 잠실 LG전부터 이번 삼성전까지 5연속 위닝 시리즈를 달성하는 등 빠르게 중심을 잡았다.

이 감독은 시즌 초반 마무리 이대은을 비롯해 김재윤, 김민수 등 불펜 투수들이 흔들리자 변화를 택했다. 2군 재정비를 거친 김재윤은 마무리 보직을 받아 수호신 역할을 해내고 있고, 김민수는 대체 선발 역할까지 수행하면서 힘을 보탰다. 주 권, 유원상은 경기-이닝 수 부담에도 팀 승리를 위해 등판을 주저하지 않으면서 마운드 버팀목 역할을 했다. 조현우, 조병욱 등 새로운 얼굴들도 잘 싸웠다. 초반부터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타선도 마운드 부진 속에서도 KT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요소였다.

지난해 5할 달성의 원동력이었던 베테랑의 힘도 빼놓을 수 없다. 주장 유한준은 KT가 반전 실마리를 잡지 못하던 상황에서 부상 회복이 완벽히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출전 의사를 밝히는 등 투혼을 발휘했다. 이 감독이 100승을 달성한 11일에도 7-3으로 앞서던 승부가 7-7로 따라잡힌 7회말 유한준은 결승 2타점 2루타를 만들었다.

잔부상 속에서도 꾸준히 출전 중인 부주장 박경수를 비롯해 기존 황재균 장성우 조용호와 올해 새롭게 합류한 허도환 이보근 역시 고비 때마다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이 감독은 "(삼성전에서) 동점이 되는 것을 보고 '쉽지 않구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유)한준이가 해결을 해줬다"며 "어렵게 출발했음에도 빠르게 5할 승률에 도달한 선수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KT에서 이룬 내 100승도 의미가 있지만, 5할 승률을 달성한 게 더 기분 좋고 의미가 크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100승을 거둔 이 감독이나, 5할 승률을 달성한 KT 모두 미소를 아끼고 있다. 지난해 이루지 못한 5강까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서로가 잘 알고 있다. '도전자' KT는 여전히 배 고프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