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이날 개인 통산 140승 달성에 성공한 '대투수' 양현종은 KT 위즈 이강철 감독을 떠올렸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통산 152승으로 타이거즈 프랜차이즈에서 최다승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양현종이 KIA 유니폼을 입은 2007년 당시엔 1군 투수 코치로 성장에 기여한 '은사'다. 양현종은 꾸준히 이 감독의 기록을 뛰어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단순한 '신기록' 때문이 아니었다. 양현종은 "기록에 다가갈 수 있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이 감독의) 기록을 깨고 직접 찾아가 (새 기록과 내 모습을) 자랑한다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은 '선발 투수라면 3년은 꾸준히 잘 던져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하지만 감독님이 KIA에 계실 때 2년 성적을 내고 다음해에 안좋아지곤 해서 나를 선발로 인정 안해주셨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감독님께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는데, 나중에 감독님이 옆에 안계실때 성적이 나왔다. 같이 있을 때 못해 아쉽다"고 했다.
양현종은 "(KT전을 치를 때) 감독님을 뵈면 항상 '많이 컸다'는 말씀을 하시곤 한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뿌듯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KT를 꺾고 이 감독 앞에서 기록을 달성할 수도 있다는 물음엔 "그러면 감독님은 아마 꽃다발을 주시지 않을까"하며 즐거운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