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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피플]"타석당 6.7구+3할 복귀" 돌아온 용규놀이, '최하위' 한화의 유일한 위안

김영록 기자

입력 2020-06-01 09:16

"타석당 6.7구+3할 복귀" 돌아온 용규놀이, '최하위' 한화의 유일한…
3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와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덕아웃에서 경기 지켜보고 있는 한화 이용규.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늘어지는 수비시간과 진땀 쏟는 투수의 얼굴, 그리고 공수교대 후 분위기를 달굴 새도 없이 순식간에 끝나는 공격. 야구 팬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패배다. "초구 좀 그만 쳐라", "우리 선발 쉴 시간을 안 주네"라는 아우성이 절로 나온다.



8연패에 최하위 추락, 투타 엇박자에 믿었던 선발진의 붕괴까지, 요즘 한화 이글스 팬들의 마음에는 시름이 가득하다. 신예들은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고, 베테랑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돌아온 이용규의 '클래스'가 유일한 위안거리다.

이용규는 지난 SK 와이번스와의 주말 3연전에서 7타수 4안타 5볼넷을 기록했다. 어느덧 타율도 3할2리로 올라섰다. 현재 한화 라인업의 유일한 3할 타자다. 30타석 이상을 기준으로 했을 때 개인 OPS(출루율+장타율)는 0.808로 팀내 1위다. 노시환 하주석 정은원 등이 그 뒤를 따른다. 멀티히트 경기수도 6경기로 팀내 공동 1위(정진호 정은원)에 올랐다.

하지만 이용규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한 성적보다 파울을 거듭하며 투구수를 늘린 끝에 안타나 볼넷을 얻어내는, 이른바 '용규놀이'에 있다. 지난 3연전에서 SK 투수들을 상대로 첫날 32구, 둘째날 25구, 셋째날 23구의 투구수를 이끌어냈다. 12타석에 총 80구, 타석당 평균 6.7개 꼴이다. 한번 타석에 들어서면 대부분 풀카운트까지 가는 셈이다.

주로 9번 타순에서 활약하던 이용규는 주말부터 1번 자리로 복귀했다. 지난달 31일 경기에서도 이용규는 첫 타석에서 5구 끝에 볼넷, 3~4번? 타석에서는 6~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안타를 뽑아내며 SK 투수들을 괴롭혔다.

이용규는 지난 2018년 한화의 11년만의 가을야구를 이끈 주역이었다. 2019년 한화 추락에 적지 않은 지분을 가진 선수이기도 하다. 지난해의 미안함을 가슴에 새긴 이용규는 2020년 주장까지 맡으며 심기일전을 다짐했다. 올해 35세의 적지 않은 나이지만, 자신의 각오를 경기력으로 증명하고 있다.

8연패라는 성적만큼이나 더욱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은 한번 리드를 내주면 되찾지 못하고, 한화 투수의 휴식시간조차 벌어주지 못하는 무기력한 타선이다. 매경기 홈런이나 안타를 칠 수는 없지만, 이용규 같은 근성과 마음가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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