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있던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은 이날 선발 예고한 허윤동(19)에 대한 기대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날 경기는 허윤동의 프로 데뷔전이었다. 유신고 시절 소형준(19·KT 위즈)과 함께 원투펀치로 청룡기, 황금사자기 2연패를 일궜던 허윤동은 2020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지명돼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뛰어난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은 청소년 대표 시절에도 인정 받았던 부분. 하지만 프로의 높은 벽을 넘기 위해선 여전히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신인에겐 역시 부담스런 무대였을까. 허윤동은 1회말부터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1회말 선두 타자를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킨 뒤 볼넷을 내줬다. 이대호와의 2S 승부에선 폴대를 살짝 넘기며 홈런 판정을 받았던 타구가 비디오판독으로 파울로 정정되며 실점 위기를 넘겼지만, 안타를 허용하며 만루 상황에 놓였다. 야수 도움 속에 1회를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2회에도 2루타, 볼넷 2개로 다시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허윤동은 전준우, 손아섭을 연속 범타 처리하는 '강심장'을 과시하며 또다시 무실점 이닝을 만들었다. 타자들의 득점 지원 속에 안정을 찾은 허윤동은 5회까지 97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으로 버틴 뒤 교체됐다. 5이닝 4안타 4볼넷(1사구) 1탈삼진 무실점. 직구 최고 구속은 139㎞에 불과했지만, 묵직한 구위와 베테랑 포수 강민호의 리드 속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타자들과 맞섰다. 고교 무대를 평정한 뒤 소형준과 함께 올 시즌 신인왕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됐던 전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한 쾌투였다. 고졸 신예를 앞세워 위기 탈출을 도모했던 허 감독의 믿음에도 완벽하게 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