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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응 신경? 한국야구도 매력 있다" 유희관의 의미있는 답변

나유리 기자

입력 2020-05-28 07:10

"미국 반응 신경? 한국야구도 매력 있다" 유희관의 의미있는 답변
2020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4회초 두산 선발 유희관이 이닝을 마친 뒤 정수빈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5.21/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미국에 한국야구가 알려지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시즌 개막을 앞두고 KBO리그를 떠들썩하게 만든 최고 이슈가 바로 '미국 전역 생중계'였다. 현재 KBO리그는 미국의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을 통해 하루에 한 경기씩 생중계 되고 있다. 물론 시차 때문에 대부분의 경기가 미국 현지 시간 밤 늦은 시간에 시작된다. 하지만 세계 최고로 꼽히는 메이저리그의 본 고장 미국에서 한국 야구가 그 어느 때보다 생생하게 전달된다는 자체로 의미 깊었다.

코로나19로 전세계 프로스포츠가 대부분 멈춰있는 상황에서, KBO리그가 먼저 시작한다는 자체로 시사하는 바가 컸다. 메이저리그가 여전히 개막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야구팬들의 반응 하나하나가 화제가 됐다. 실제로 스포츠 갈증을 느끼던 미국인들의 반응은 꽤나 뜨거운 편이었다. 에릭 테임즈나 조쉬 린드블럼, 다린 러프 같은 과거에 KBO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들은 졸지에 현지 언론의 인터뷰 1순위로 떠올랐다. KBO리그 생중계를 보며 미국에서 올라오는 SNS 메시지나 반응, 중계 방송 해설진의 코멘트가 거의 매일 한국에서도 화두에 올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지나치게 미국 반응을 의식하거나, 과도하게 신경쓰는 것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창 '배트 플립'이 화제가 됐을 때도 비슷한 반응이 있었다. 미국 언론들이 한국의 '배트 플립'을 여러 차례 조명했을 때, 적지 않은 숫자의 미국 현지팬들은 SNS 등을 통해 '한국야구는 배트 플립보다 주목받을 것이 많은 리그'라는 비판적인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등판에서 본의 아니게 이슈가 됐던 유희관도 조심스럽지만 분명하게 의견을 냈다. 유희관은 최근 미국 생중계를 통해 투구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현지 중계진은 유희관이 던진 '초슬로우' 커브볼을 보며 놀라워했고, 국내에서도 큰 화제가 됐던 장면이다.

27일 잠실 SK전 등판을 마친 유희관은 "미국에 한국야구가 널리 알려지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또 느린 공으로도 잘 던질 수 있다는 것을 미국야구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면서 "(미국 반응)때문에 더 잘던지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오늘 그 정도로 느린 공을 던지기에는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슈를 위해 야구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이야기했다. 또 "미국 중계에서 나오는 말이나 배트플립 등이 너무 화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야구는 한국야구만의 매력이 있다. 크게 신경쓰지 않고 내가 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드에서 뛰는 선수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답변이다. 중계 방송을 통해 미국에 한국야구를 더 널리 알리고, 야구팬들에게 KBO리그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은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미국의 반응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은 주객전도와 비슷하다. 평가 잣대를 그들이 쥐고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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