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지난 5일 개막전을 앞두고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로드맵을 분명히 했다. 그는 "초반부터 이기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굴뚝 같지만, 첫 30경기는 퍼즐을 맞추는 시간으로 생각하려고 한다"며 "감독으로서 내 색깔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선수들이 실전에서 어떤 색깔을 내는지 보려고 한다"도 강조했다. 캠프 기간 자신의 구상과 실전에서 드러나는 선수들의 활약상을 대조한 뒤, 최적의 조합을 찾아보겠다는 의지였다.
롯데는 허 감독이 공헌한 초반 30경기의 반환점을 돌았다. 22일까지 16경기를 치른 현재 8승8패, 5할 승률에 맞춰져 있다. 5연승-4연패 등 안정감과는 거리가 있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지만, 허 감독은 이 기간 부상 변수 외엔 큰 변동 없이 엔트리를 꾸려가고 있다. 경기 결과, 외부 시선에 개의치 않고 퍼즐을 완성해보겠다는 자신의 공언대로 팀을 끌고 가는 모습이다. 개인의 활약상을 판단하기엔 여전히 표본 자체가 많지 않은 시즌 초반이라는 점도 허 감독의 이런 결정에 어느 정도 작용하는 듯 하다.
초반이기는 하지만 롯데의 문제점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지성준-김준태 체제로 출발한 포수 자리에선 서서히 균열이 드러나고 있다. 수비 안정을 목표로 두 선수를 선택했지만, 1할 미만의 저조한 타격 속에 자신감이 점점 떨어지면서 장점인 수비마저 희석되고 있다. 하위 타선은 중심축인 딕슨 마차도가 상대 투수 집중견제를 이겨내지 못하며 침체됐고, 이는 자연스럽게 상위타선 부담으로 연결돼 롯데의 초반 상승세를 무색케 하고 있다. 마운드 역시 선발진-불펜 모두 불안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