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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롯데 허문회 감독의 30G 고집, 키포인트는'오답노트 만들기'

박상경 기자

입력 2020-05-24 07:00

롯데 허문회 감독의 30G 고집, 키포인트는'오답노트 만들기'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초반에는 퍼즐을 맞추는 데 신경을 쓰려 한다. 30경기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지난 5일 개막전을 앞두고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로드맵을 분명히 했다. 그는 "초반부터 이기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굴뚝 같지만, 첫 30경기는 퍼즐을 맞추는 시간으로 생각하려고 한다"며 "감독으로서 내 색깔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선수들이 실전에서 어떤 색깔을 내는지 보려고 한다"도 강조했다. 캠프 기간 자신의 구상과 실전에서 드러나는 선수들의 활약상을 대조한 뒤, 최적의 조합을 찾아보겠다는 의지였다.

롯데는 허 감독이 공헌한 초반 30경기의 반환점을 돌았다. 22일까지 16경기를 치른 현재 8승8패, 5할 승률에 맞춰져 있다. 5연승-4연패 등 안정감과는 거리가 있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지만, 허 감독은 이 기간 부상 변수 외엔 큰 변동 없이 엔트리를 꾸려가고 있다. 경기 결과, 외부 시선에 개의치 않고 퍼즐을 완성해보겠다는 자신의 공언대로 팀을 끌고 가는 모습이다. 개인의 활약상을 판단하기엔 여전히 표본 자체가 많지 않은 시즌 초반이라는 점도 허 감독의 이런 결정에 어느 정도 작용하는 듯 하다.

시즌은 길고, 변수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팀이 비로소 강팀 타이틀을 가져간다. 격차가 크지 않고, 언제든 만회할 수 있는 시즌 극초반은 이런 밑바닥을 다질 수 있는 시기다. 때문에 허 감독이 밝힌 방향, 팀 운영 모습은 그 나름의 '오답노트' 만들기 작업으로 해석할 수 있다.

초반이기는 하지만 롯데의 문제점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지성준-김준태 체제로 출발한 포수 자리에선 서서히 균열이 드러나고 있다. 수비 안정을 목표로 두 선수를 선택했지만, 1할 미만의 저조한 타격 속에 자신감이 점점 떨어지면서 장점인 수비마저 희석되고 있다. 하위 타선은 중심축인 딕슨 마차도가 상대 투수 집중견제를 이겨내지 못하며 침체됐고, 이는 자연스럽게 상위타선 부담으로 연결돼 롯데의 초반 상승세를 무색케 하고 있다. 마운드 역시 선발진-불펜 모두 불안한 모습이다.

반등 요인도 분명하다. 타격 부진은 사이클 회복, 선발진은 아드리안 샘슨의 합류 및 선발 로테이션 복원 시기가 기다리고 있다. 2군에서 준비 중인 대기 자원들의 합류도 기대해 볼 만하다. 하지만 이런 조건들이 맞아떨어지기 위해선 앞서 치른 경기에서 나온 문제점,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보완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허 감독이 초반 30경기를 통해 오답노트를 어떻게 만들고 적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부분이다.

꿋꿋하게 자신만의 방향성을 가져가는 허 감독의 초반 행보는 달라진 롯데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프로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돼 있기 마련이고, 그 안에서 나오는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한다. 허 감독이 만들어 갈 오답노트, 그 이후의 결과물은 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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