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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비하인드]깜짝 트레이드, 기회+미래 바라본 롯데-키움 결단 있었다

박상경 기자

입력 2020-04-06 14:01

깜짝 트레이드, 기회+미래 바라본 롯데-키움 결단 있었다
◇추재현, 차재용, 전병우(왼쪽부터).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뜻밖의 트레이드 카드가 성사됐다.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가 6일 2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롯데는 내야수 전병우(28)와 투수 차재용(24)을 내주고, 키움은 외야수 추재현(21)을 보내기로 합의했다. 추재현을 데려온 롯데는 '미래'에 포커스를 맞췄고, 키움은 전병우, 차재용의 활용에 기대를 건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주변에서 양팀 모두 즉시전력감과는 거리가 먼 선수들을 주고 받은 이유에 관심을 두는 눈치다.

롯데를 떠나 키움에 새 둥지를 트는 전병우, 차재용은 지난 2015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한 선수들이다. 전병우는 2018시즌 후반기 27경기 타율 3할6푼4리(66타수 24안타)를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인정 받았고, 차재용은 입단 뒤부터 꾸준히 좌완 기대주로 평가 받았던 선수다. 키움을 떠난 추재현은 신일고 시절 투수-1루수를 겸업하면서 에이스로 평가 받았고, 2018년 입단 뒤엔 외야수로 전향했다. 장타력을 갖춘 좌타 자원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이들을 데리고 있던 두 팀의 고민은 상당했다. 롯데는 전병우, 차재용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당장 활용은 어렵다는 시각이었다. 전병우는 2018시즌 후반기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지난해 부상-부진의 여파 속에 29경기 타율이 9푼8리(51타수 5안타)에 불과했다. 전병우가 맡을 수 있는 1루와 3루 모두 경쟁 체제가 만들어진 부분도 악재였다. 차재용은 매 시즌을 앞두고 캠프에서 좋은 기량을 펼치고도 정작 1군 무대에선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고효준, 김유영에 이어 정태승까지 성장세를 보인 것도 경쟁 환경 부담을 가중시켰다. 올 시즌에도 두 선수 모두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았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키움은 내로라 하는 주전 사이에서 추재현이 기회를 부여받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동기부여와 그로 인한 성장 정체를 우려했다.

고심을 거듭하던 두 팀의 이해관계는 '기회'에서 맞아떨어졌다. 키움은 그동안 지켜봐 온 차재용 뿐만 아니라 지난해 여름 트레이드 시장에서 일부 팀들의 관심을 모았던 전병우의 활용도에 주목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육성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롯데는 추재현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부여해 성장을 촉진시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했다. 당장의 활용보다 선수들에게 뛸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고, 그로 인한 동기부여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 맞춰진 트레이드다.

롯데 성민규 단장은 "추재현은 고교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선수다. 3학년 시절에는 OPS 전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타석에서의 생산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뛰어난 볼넷-삼진 비율이 강점"이라며 "이번 트레이드는 현재보다 미래를 내다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키움 김치현 단장도 "차재용은 지금까지 구단에서 지켜봐온 투수이다. 재능이 상당히 많은 선수다. 전병우도 장타율과 출루율이 우수해 타선 활용도가 높다. 새로운 환경이 두 선수의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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