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절의 놀란 라이언. 라이언은 통산 324승, 최다 탈삼진 기록 보유자지만, 사이영상은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강속구 투수의 대명사로 불리는 놀란 라이언은 1999년 12월 MLB.com이 실시한 '20세기 올스타팀' 투표에서 투수 부문 최다 득표를 했다. 야구팬들은 20세기 최고의 투수로 라이언을 꼽은 것이다.
하지만 그는 사이영상을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다. 의아하지만 1956년 시작된 사이영상 투표에서 한 번도 1위를 한 적이 없다. 가장 근접했던 시즌은 1973년으로 라이언은 그해 21승16패, 평균자책점 2.87, 탈삼진 383개를 기록하고도 짐 팔머(22승9패, 2.40, 158탈삼진)에 밀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그쳤다. 326이닝을 던지면서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까지 수립했으면서도 최고는 되지 못했다.
MLB.com은 30일(한국시각) '사이영상을 받지 못한 최고의 투수들'이란 코너를 마련해 라이언처럼 사이영상이 없는 역대 최고 투수들을 소개했다. 사이영상이 시작된 1956년 이전 투수로는 월터 존슨, 피트 알렉산더, 레프티 그로버, 크리스티 매튜슨, 칼 허벨이 꼽혔고, 이후 활약한 은퇴 투수로는 버트 블라일레븐, 마이크 무시나, 라이언, 커트 실링, 케빈 브라운이 등장했다.
라이언은 뉴욕 메츠 불펜투수 시절인 1969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뒤 은퇴할 때까지 24년 동안 한 번도 월드시리즈는 커녕 리그 우승도 해보지 못했다. 그러나 라이언은 은퇴 후 5년이 지난 1999년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 투표에서 98.79%의 압도적 지지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통산 최다탈삼진(5714개)과 최다볼넷(2795개) 기록 모두 라이언이 주인공이다.
블라일레븐의 경우 1973년 커리어 하이(20승17패, 평균자책점 2.52)를 찍고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공동 7위에 그쳤고, 1984년 245이닝, 19승7패,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했지만, 마무리 투수 윌리 에르난데스와 댄 퀸젠베리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MLB.com은 '블라일레븐이 만약 사이영상을 한 두번 탔다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데 14년이나 걸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무시나도 마찬가지다. 2001년 17승11패, 평균자책점 3.15, 228⅔이닝, 214탈삼진을 올렸으나,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은 20승3패를 올린 로저 클레멘스 차지였다. 무시나는 탈삼진, 평균자책점, 투구이닝, WAR에서 클레멘스를 앞섰으나, 승수에서 인상적이지 못했다. 무시나는 커리어 내내 운이 없었다. 그의 전성기에 아메리칸리그는 클레멘스, 페드로 마르티네스, 랜디 존슨 등 전설들이 즐비했다.
실링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존슨에 이은 2인자였고,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21승6패, 평균자책점 3.26을 올렸지만, 요한 산타나(20승6패, 평균자책점 2.61)에 뒤졌다. 브라운도 1996년과 1998년 사이영상급 성적을 내밀었지만, 당시 투수 왕국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이끈 존 스몰츠와 톰 글래빈에 밀렸다.
MLB.com은 현역 가운데 아직 사이영상을 받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가능성이 희박한 투수로 콜 해멀스, 존 레스터, 애덤 웨인라이트, 매디슨 범가너, 쟈니 쿠에토를 꼽은 반면, 사이영상 가능성이 높은 투수로는 크리스 세일, 스테펜 스트라스버그, 게릿 콜, 다르빗슈 유, 패트릭 코빈 등을 거론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