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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토크]류중일 감독, "라모스, 페게로와의 차이? 흠…"

정현석 기자

입력 2020-02-28 08:55

수정 2020-02-28 09:44

류중일 감독, "라모스, 페게로와의 차이? 흠…"
LG 트윈스 로베르토 라모스. 사진제공=LG 트윈스

[오키나와=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LG 카를로스 페게로는 한방이 있었다.



지난 시즌 토미 조셉을 방출한 후 LG가 데려 온 외국인 타자. 처음에는 주춤하는 듯 싶었다. 기대했던 장타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서서히 적응하며 공을 맞혀나가는 빈도가 늘어나자 장타도 터졌다.

7월 16일 SK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페게로는 8월 11일 SK전에서 첫 홈런을 친 후 이틀 연속 홈런을 날렸다. 정규 시즌 마지막 9월에만 홈런 6개를 몰아쳤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10타수 4안타 2홈런으로 활약했다.

그럼에도 시즌 후 LG는 고민했다. 수비 때문이었다. 페게로의 원래 주 포지션은 외야다. LG는 1루수 외국인 타자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일본에서 뛸 때 1루를 소화했기에 기대를 걸었지만, 전문 1루수로 쓰기에는 수비 실력이 아쉬웠다. 어쩔 수 없이 지명타자로 써야 했다.

외야수 김현수가 1루로 출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제 자리가 아닌 포지션. 타격에도 좋지 못한 영향이 왔다.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박용택, 이형종의 활용도도 떨어졌다.

아쉽지만 고심 끝 결단을 내렸다. 대안은 젊은 거포 로베르토 라모스(26)였다. 멕시코 출신 우투좌타 1루수. 2019년 MLB 파이프라인에서 콜로라도의 유망주 랭킹 27위에 오른 선수다. 당겨치기와 들어치기 일변도의 스윙에 밀어치는 노력을 하면서 삼진이 줄었다. 지난해 트리플A 알버커키 127경기에서 타율 0.309, 30홈런, 105타점의 꽤 인상적인 스탯을 기록했다.

류중일 감독은 라모스를 일찌감치 4번으로 낙점하고 해결사로 기대를 걸고 있다. 호주 1차 캠프에서는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는 실전 경기에 출전해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류 감독은 27일 오키나와 구시가와 구장에서 라모스의 타격 훈련을 유심히 지켜봤다. 아직 평가할 단계는 아니지만 조심스레 "아직은 영입 전 영상 자료에서 본 팔로스로우가 안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단계.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페게로와의 차이'에 대해 류 감독은 "라모스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페게로가 장타력 하나는 있었다. 다만 1루 수비가 문제였다. 1루 수비가 됐다면 페게로를 썼을 것"이라며 "라모스는 당초 수비를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잘 한다"고 평가했다.

선수를 기용하는 감독에게 중요한 요소는 활용도다. 탁월한 장타력에도 불구, 수비가 안돼 반쪽 짜리 활용도 밖에 없었던 페게로는 '계륵' 같은 존재였다. 일단 라모스는 1루 수비가 된다. 이제 타석에서 류 감독이 기대하고 있는 해결사 역할만 해주면 된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외국인 선수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경청'의 자세가 돼 있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코치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시도해보려고 애쓴다"며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라모스가 '대망'을 꿈꾸는 2020년 LG 타선의 중심이 될까. 시즌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다.

오키나와(일본)=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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