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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FA 프리미엄 2017년까지였다, KIA 안치홍 현실직시할 필요있다

김진회 기자

입력 2019-12-09 10:10

FA 프리미엄 2017년까지였다, KIA 안치홍 현실직시할 필요있다
KIA 타이거즈 안치홍.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자유계약(FA) 신분을 갖춘 선수들은 "우리 때부터 왜 이래?"란 생각을 가질 만하다. 지난해와 달리 준척급 선수들이 대거 시장에 나온 상황이지만, 찬바람만 불고있다.



FA 거품이 사그라졌다. '슈퍼 스타'를 제외하고 FA 프리미엄이 존재했던 건 2017년까지였다. 당시 100억원 이상 받은 선수가 세 명이나 탄생하기도. 시즌 전에는 최형우(36)가 4년 총액 100억원을 받으며 삼성 라이온즈에서 KIA 타이거즈로 둥지를 옮겼고, 이대호(37)는 4년 총액 150억원에 미국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2017시즌이 끝난 뒤에는 김현수(30)가 4년 총액 115억원으로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LG 트윈스로 이적했다. 당시 손아섭(30)도 4년 총액 98억원으로 100억원에 가까운 계약에 성공했고, 민병헌(32)과 강민호(34) 그리고 황재균(32)은 80억원대 '잭팟'을 터뜨렸다.

당연히 올해 FA가 된 선수들의 눈높이는 먼저 FA 대박을 터뜨린 선배들에게 맞춰져 있는 상황. 자신의 부진은 일시적일 뿐 그 동안 팀에 헌신한 부분과 향후 기대치에 투자해달라는 것이 선수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구단의 입장은 다르다. 선수의 활용가치와 헌신적인 부분이 수치로 드러나는데 기대치에만 기댈 수 없다는 것이다.

KIA 안치홍의 협상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 그가 바라는 몸값은 구단이 제시한 몸값과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 안치홍 측은 네 차례 정도 구단과 만남을 가졌지만,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올 시즌 부진을 인정하지 않은 듯하다. 105경기 출전, 타율 3할1푼5리 114안타 5홈런 49타점, 겉으로 보기에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커리어 하이를 찍었던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분명 떨어진 수치지만 공인구 여파와 부상을 딛고 기록을 끌어올린 건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안치홍은 올 시즌 야구를 혼자했다. 득점권 타율이 2할3푼4리에 그치는 부분이 단적인 예다. 중요한 순간 병살타로 물러나 희생플레이 면에서 고과가 뚝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안치홍의 수비 포지션 변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안치홍은 발이 빠른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난 10년간 KIA의 2루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팀 내 내야수 중 최다실책(11개)을 범했고, 수비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타격까지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을 지우지 못했다. 때문에 안치홍이 수비 부담을 덜고 타격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1루수 전향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 결정은 내년 2월 미국 플로리다 스프리캠프에서 안치홍을 처음으로 지켜볼 맷 윌리엄스 감독의 몫이다.

다만 안치홍의 시선에서도 바라봐줘야 한다는 것이 조계현 KIA 단장의 생각이다. 조 단장은 "젊은 선수라면 멀티 능력을 키우기 위해 복수의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이 낫다. 그러나 치홍이는 줄곧 2루수에 고정배치됐던 선수다. 2루 수비가 다소 부족했다고 해서 곧바로 포지션을 변경할 수 없다. 선수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줄 필요가 있다. 대화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포지션과 향후 팀에 도움이 되는 포지션을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산업이 성장하지 않는 이상 한국 프로야구 시장 생태계는 더 좋아질 수 없다. 몸집을 줄이면 줄였지 키우지는 못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안치홍도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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