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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땀 흘리는 롯데 윤성빈,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수도 있다

박상경 기자

입력 2019-12-04 09:00

묵묵히 땀 흘리는 롯데 윤성빈,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수도 있다
◇롯데 윤성빈. 김해=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롯데 자이언츠 투수 윤성빈(20)의 2019년 마무리는 고요했다.



지난달까지 김해 상동구장에서 진행된 마무리훈련에서 윤성빈의 일과는 '재정비'에 맞춰졌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굵은 땀을 흘리고, 거울 앞에서 투구폼을 수정하는데 집중했다. 훈련 기간 수 차례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고사하면서 집중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꼬박 1년 전까지만 해도 윤성빈을 향한 기대감은 상당했다. 1군 데뷔 시즌 18경기 2승5패, 평균자책점 6.39에 그쳤지만, 개막 엔트리 선발 로테이션의 한자리를 꿰차는 등 가능성을 증명했다. 지난해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연습경기에서도 좋은 구위를 선보였다. 이를 계기로 올 시즌에도 선발진의 한 축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올 시즌 1군 성적은 고작 1경기 ⅓이닝을 던져 1패. 3월 28일 삼성 라이온즈전 선발 등판에서 1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간게 1군에서의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 장면이었다. 시즌이 한창인 지난 5월 일본 프로야구(NPB) 소속 자매구단인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2주간의 해외 연수를 받는 특단의 조치까지 받았지만, 반전은 없었다. 2군 13경기 41⅓이닝 1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5.44에 그쳤다. 2017년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 매 시즌 큰 기대를 받았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실패'였다.

고교 시절까지 '한국의 오타니 쇼헤이'라는 별명까지 들을 정도였던 윤성빈의 성장 정체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투구폼 문제부터 팀내 경쟁, 사생활까지 다양한 부분이 언급되고 있다. 일각에선 데뷔 3년차 투수를 향한 지나친 관심이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수 차례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고교 시절의 기대치를 밑도는 모습에 그치고 있는 점은 윤성빈 스스로도 문제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게 대부분의 시각이다.

새 시즌에도 경쟁 상황은 녹록지 않다. 롯데 선발진은 새 시즌 좀 더 안정된 모습. 외국인 원투펀치에 부상 복귀한 박세웅, FA 계약으로 합류한 노경은에 후반기 불펜 전환으로 돌파구를 찾은 김원중, 신인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던 서준원까지 버티고 있다. 올해 1차 지명으로 합류한 최준용까지 고려하면 윤성빈의 설자리는 좁기만 하다. 당장 스프링캠프에서 허문회 감독 및 코치진을 매료시킬 공을 뿌려야 하지만, 1군 진입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2020시즌에도 1군 진입 기회를 잡지 못할 경우, 윤성빈의 미래를 장담키 어렵다. 변화로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구단의 방향성을 고려할 때, '1차 지명 선수'라는 타이틀이 더 이상 윤성빈의 앞날을 지탱하는 보증수표가 될 수 없는 분위기다. 경우에 따라 롯데가 '현실적 선택지'를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 마무리캠프 내내 침묵을 지키며 훈련에 열중한 윤성빈도 이런 분위기를 어렴풋이 감지한 분위기다.

꼬박 1년 전 윤성빈은 "항상 위태위태하다고 생각한다.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 시즌은 어쩌면 이런 노력을 증명할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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