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면에서 볼 때 프리미어12 예선 라운드 일정을 마무리한 김경문호는 가장 중요한 숙제를 완벽하게 푼 모습이다. 호주, 캐나다, 쿠바를 상대로 3전 전승을 거두면서 투-타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더그아웃 분위기까지 한껏 끌어 올리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일본 정벌'에 나서는 모습이다.
예선 3경기 내내 타선에선 '세리머니 풍년'이 일었다. 안타를 치고 나설 때마다 더그아웃을 향해 갖가지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긴장감 탓에 비장함마저 흘렀던 포스트시즌 당시의 세리머니와 달리 이번 프리미어12에선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낼 때마다 스스로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대표팀의 영문 약칭인 K(Korea)를 의미하는 'K세리머니'가 주류로 자리 잡은 모습이지만, 선수들마다 소속팀의 특징을 표현하거나 상황에 맞는 재치 있는 제스쳐로 개성을 표현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주장 김현수는 "대표팀 세리머니를 선수들끼리 따로 정하진 않았다. 처음엔 우승팀 세리머니(두산 셀카 세리머니)는 이야기도 나왔고, K세리머니를 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각자 알아서 하기로 했다"며 "나는 평가전 때 '안녕 세리머니'를 했는데 선수들이 'K로 하라'고 해서 바꿨다가 '왜 안녕 세리머니를 안하느냐'는 말들 듣기도 했다(웃음). (안타를 치고) 나가면 뭐든 할 생각"이라고 웃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