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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분석]5연패 한화 발목 잡은 보이지 않는 실책들

정현석 기자

입력 2019-06-16 19:55

수정 2019-06-17 06:00

5연패 한화 발목 잡은 보이지 않는 실책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연패 중인 팀 선수들이 조심해야 할 게 있다. 실책, 실수다.



위축되거나, 연패 탈출 의욕이 넘치다 보면 긴장으로 불필요한 힘이 들어간다. 수비 실책이 나오기 딱 좋은 상황이다. 1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4연패 중이던 한화 이글스가 그랬다.

한화는 최대 위기다. 최재훈 등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 이탈 속에 연패에 빠졌다. 6위였던 순위가 어느덧 8위까지 밀려났다.

1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주말 원정 마지막 경기를 앞둔 더그아웃 분위기도 착 가라앉아 있었다. 수장 한용덕 감독의 표정도 다소 굳어 있었다. 미디어 브리핑도 평소보다 짧게 끝났다.

한화 선발 김범수는 한껏 물오른 키움 타선을 상대로 부담을 잔뜩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타자와 빠른 승부를 가져가지 못했다. 1회말 선두 서건창의 3루타에 이어 김하성에게 선제 적시타를 맞은 뒤 이정후 샌즈를 연속 4사구로 내보냈다. 장영석의 적시타와 박동원의 밀어내기로 0-3. 거기까지는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김혜성의 투수 앞 땅볼을 포수에게 빠르게 던지려다 송구 실책을 범하며 1점을 더 내줬다. 정확하게 던졌다면 병살타로 이닝을 마칠 수 있었던 타구였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임지열의 2루 땅볼 때도 아쉬움이 있었다. 2루수 정은원이 애매모호하게 원바운드로 캐치를 했다. 2루에 토스한 공을 받은 유격수 강경학이 베이스를 먼저 찍은 뒤 직선타인 줄 알고 2루로 귀루한 박동원을 태그했다. 결국 1루 주자만 포스아웃. 그 사이 3루주자가 슬그머니 홈을 밟아 5점째를 내줬다. 만약 강경학이 순서를 바꿔 2루 주자를 먼저 태그한 뒤 2루 베이스를 밟았다면 2,3루 더블 아웃으로 이닝 종료가 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이날 한화가 허용한 4,5점 째는 모두 실수와 착각으로 인한 안 줘도 될 점수였다.

한화가 3회초 4안타와 3개의 4사구로 빅이닝을 만들며 5-5 동점을 이룬 점을 생각하면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5-6으로 뒤진 3회말 2사 1,3루에서 서건창의 강한 땅볼 타구를 유격수 강경학이 미리 주저 앉으며 포구에 실패, 7점째를 내줬다. 안타로 기록됐지만 실책성 플레이였다. 4회말 수비도 마찬가지였다. 무사 1루에서 샌즈의 타구가 우익수 쪽으로 높게 떴다. 깊은 수비를 하던 우익수 이성열이 전력으로 달려나와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지만 마지막 순간 떨어뜨리고 말았다. 역시 잡을 수 있었던 실책성 안타였다. 무사 1,2루. 폭투와 느린 2루 땅볼이 이어지면서 8점째를 너무 쉽게 헌납했다. 5-8. 6회 1사 후 이정후의 땅볼에 3루수 노시환이 실책을 범하는 등 릴레이 실수는 마치 전염병 처럼 퍼졌다. 이날 공식 기록된 실책은 2개였지만 실책성 플레이를 합치면 5개였다. 그것도 결정적 순간 마다 튀어나와 연패 탈출에 사활을 건 한화의 발목을 잡았다.

반면, 키움 야수들의 집중력은 놀라웠다. 2,4회 장영석의 잇단 점프 캐치 호수비와 5회 장진혁의 타구를 역모션으로 잡아낸 샌즈의 호수비 등으로 한화 득점을 최소화 했다. 4회 1사 1,2루에서 짧게 뒤로 빠진 폭투 때 3루로 진루한 2루주자 이정후의 집중력과 센스는 쐐기점의 발판이 됐다. 결국 한화는 키움에 6대9로 패하며 주말 3연전 스윕패와 5연패를 피해가지 못했다. 세밀함의 차이가 만들어낸 양 팀의 엇갈린 희비였다.

고척=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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